엄기영 사장 "MBC 공영성 시청자들이 알고 있다"

지난 3일 MBC 제28대 사장으로 취임한 엄기영 신임사장이 MBC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엄기영 사장은 18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정치권에서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MBC 민영화 문제를 공영성 체제 강화로 차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엄 사장은 "MBC의 위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나라당에서 일부 논의가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MBC의 공영성을 인지하고 있다. KBS처럼 시청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공적 서비스를 한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만큼 새 정부도 곧바로 MBC의 위상을 바꾸려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공영방송 MBC는 공익성과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한 물적 토대가 되는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한마디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엄기영 사장은 "상황이 어렵지만 공영성에 초점를 두고자 한다. 당장 봄철 프로그램 개편에서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현재 주말 시간대에 공익성을 강화하는 프로그램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MBC는 드라마 방영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엄 사장은 "드라마를 폐지해서라도 공적 프로그램을 심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그러나 여파가 지나치게 커 시청자들에게 심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하고자 한다"고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미를 주면서 동시에 유익한 공익 프로그램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은 정신으로 새 프로그램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재갑 편성본부장은 "MBC가 추구하는 경쟁력은 시청률이 아니다"며 "지금까지의 편성에서 조금씩 바꿔가면서 방송의 공적 기능을 MBC가 이끌어간다는 차원에서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엄기영 사장은 취임 일성에서도 밝힌 바 있듯 이날 자신의 임기동안 'MBC 르네상스'를 반드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