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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연정훈의 '에덴의 동쪽' (인터뷰)


운명, 성장, 시련과 사랑, 폭로 그리고 그 후…

고난의 터널을 통과하고 또 통과해 동욱 일가가 이제는 꿈이 이뤄졌다고 믿었던 바로 그 순간, 잔혹한 운명은 또 한 번 그들의 삶에 긴장의 파고를 드높인다.

배우 연정훈(30)이 제대 후 연기 복귀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의 복귀작은 오는 8월말 첫 방송 예정인 MBC 특별 기획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 연출 김진만).

50부작으로 비교적 긴 호흡이 요구되는 이 드라마는 1960년대 한 탄광촌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대극으로, 원한을 갖고 복수를 노리며 살아온 두 일가의 삶을 다룬다. 복잡한 인물구도와 중층적인 갈등구조로 녹록치 않은 연기 내공을 필요로 하는 작품.

연정훈은 이번 드라마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인생의 목표로 살아가다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며 고통과 좌절을 겪는 검사 이동욱 역을 맡았다.

동욱의 운명 vs 연정훈의 운명

극중 동욱은 친 아버지 신태환(조민기 분)의 욕망이 빚어낸 비극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 자신의 친부의 손에 죽어간 광부의 아들로 운명이 뒤바뀐 채 살아야 하는 비운의 주인공이다.

"뒤바뀌지는 않았고(웃음), 연기자의 아들로 태어나 연기자가 될 생각이 없었는데 결국 연기자가 됐다. 이런 게 운명일지?"

잘 알려진 대로 연정훈의 아버지는 중견 탤런트 연규진이다. 외국 유학 시절 부모님을 뵙기 위해 잠시 귀국한 그가 친구의 손에 이끌려 간 곳이 마침 아버지 연규진이 운영하는 연기학원이었다.

"재미 삼아 경험해보자 했는데 승부욕이 생기더라. 생각보다 데뷔가 쉽지 않았다. 오디션을 600번은 본 것 같다."

동욱의 성장 VS 연정훈의 성장

가난한 광부 이기철의 아들이 된 신태환의 혈육인 동욱. 그는 가난으로 인한 고통과 핍박 속에서 살아가지만 어머니 양춘희(이미숙 분)와 가족들의 기대, 끈끈한 가족애에 도리어 인생에 대한 감사를 배우며 올곧게 성장해간다.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지 형 동철(송승헌 분)과 남다른 형제애를 나눈다.

"고등학교 초반까지는 공부를 잘했던 것 같다. 그 후로는 그림에만 관심 가졌다. 미국 유학시절 정서적으로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지만 한인교회에 나가면서 만나게 된 친구들이 큰 힘이 됐다. 대학입학 결정이 난 뒤부터는 많이 놀았다. 클럽에도 가봤다."

연정훈은 중학교 시절부터 6년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동차 디자인 공부를 했고, 한국에 와서는 대학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어릴 적엔 아버지를 많이 못 뵙고 자랐다. 작품을 통해 아버지가 연기하시는 모습을 접할 땐 그저 막연하게 그것이 아버지의 일이고 직장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동욱의 시련과 사랑 VS 연정훈의 시련과 사랑

동욱은 어머니의 소망대로 최고 명문대 법대에 수석 입학한다. 하지만 신태환 부자와 맞서려는 동욱을 그들은 죽음의 자리로 내몰고 그의 첫 사랑까지도 빼앗는다. 이후 사랑은 얄궂게도 형 동철과 엮이기까지 한다.

"연정훈으로만 봐주길 바랐는데 연규진의 아들로 보일 때가 힘들었다. 데뷔 초엔 아버지가 연기자라는 걸 숨기려고 무지 애를 썼다. 지금 돌아보면 왜 그랬나 싶다. 그런다고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아닌데..."

평소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그는 웬만한 시련쯤은 가볍게 넘긴다고 했다. 시련이라고 생각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대시하는 편이었다. 미국 유학 시절 무작정 연애하고 싶다는 이상한 바람이 들었던 적이 있다. 아마도 외로움 때문이었던 거 같다." 첫 사랑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더니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내 한가인이 무지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폭로 VS 머뭇거림

운명은 다시 엇갈리고, 살아왔던 날보다 더 참혹한 절망과 원한, 절단할 수 없는 애끓는 사랑으로 모두의 심장이 찢겨 나간다. 동욱의 출생의 비밀이 까발려지는 순간이다.

"폭로?(놀람). 뭐가 있을까. 나이도 안 속였고, 뭐 학력 위조할 일도 없었고...아! 난 왜 이리 재미가 없지.(웃음)"

드라마에서와 같은 거대한 폭로를 기대한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는 멋쩍은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보였다.

조이뉴스24 김명은기자 dra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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