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에 대해 너무 걱정하거나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인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 낳은 최고의 캐릭터를 꼽아보라고 하면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순식간에 '완소남'으로 떠오른 정일우와 '식신' 캐릭터를 확립한 정준하, '야동순재', 카리스마의 여왕 박해미 등 막강 캐릭터들이 줄줄이 뇌리를 스쳐간다.
그러나 무엇보다 '하숙범', '배신범' 등 가장 다양한 닉네임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던 김범은 '하이킥'의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싶다. 영화 '고死 : 피의 중간고사'의 홍보차 인터뷰를 위해 1일 정오에 만난 김범은 졸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지난밤 이순재 선생님의 모친상 빈소에 다녀왔다"는 김범은 졸린 눈을 비비는가 하면 탁자에 몸을 부딪히는 모습이 영락없이 '하이킥'의 '하숙범'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눠본 김범은 '하이킥'의 그 '하숙범'이 아니다.
"실제로도 애늙은이 같다거나, '하이킥'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말수가 별로 없고 조용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정 많고 순수한 '하숙범'에서 원더걸스 안소희의 영화 데뷔작 파트너로 출연한 '뜨거운 것이 좋아', 역시 그룹 씨야 남규리의 첫 연기 데뷔작 '고사'에서의 상대 역까지 김범은 풋풋한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명 시절 없이 '하이킥'으로 단번에 유명세를 얻은 탓에 학창시절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활동하느라 수학여행, 졸업여행도 못간데다 졸업 사진도 못 찍었어요. 덕분에 졸업 앨범에는 이상한 합성 사진이 올려져 있죠."
'거침없이 하이킥'이 안겨준 명성과 함께 '하숙범'의 강한 이미지에 대해 김범은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한다. 이미지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서둘러 없애려 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닌 만큼 차근차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어른스럽게 말한다.
"오래 준비를 한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걱정도 돼요. 제가 준비한 것은 별로 없는데, 많은 부분들을 보고 싶어하시니까요. 더 준비하고 노력하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일인 것 같아요."
진지하고 신중한 배우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김범은 공포영화 '고사'와 드라마 '에덴의 동쪽' 등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사진 류기영기자 ryu@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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