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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과 고기에 푹 빠져서...데뷔전 승리 놓쳤던 신태용 감독


[피스컵 코리아 2009]라돈치치 4인분 먹고 페널티킥 날려버리고

지난 2월말 일본 가고시마 전지훈련을 끝내고 강원도 속초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이던 성남 일화 훈련지를 찾았을 때의 일이다.

훈련이 끝난 뒤 저녁식사 자리에서 40여 명의 성남 선수단은 1백인분이 조금 넘는 쇠고기를 먹어치우며 2백만 원이 조금 넘는 지출을 했다. 축구 선수들의 엄청난 식욕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동석해 고기 먹는 양과 속도를 목격한 기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태연한 표정의 신태용 감독은 "운동을 끝낸 뒤 선수들은 꼭 고기를 먹어야 한다. 잘 먹어야 잘 뛰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당연하다는 듯 고기 예찬론을 펼쳤다.

그런 고기가 신 감독의 데뷔 첫 승을 어렵게(?) 했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신생팀 강원FC와의 '피스컵 코리아' 개막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시즌 초반 2무승부의 비화를 털어놨다.

대구FC와의 정규리그 개막 이틀 전인 지난 6일 신 감독은 대구에서 고기가 맛있기로 소문난 한 식당에서 선수단과 신나게 쇠고기를 먹었다. 고기가 너무 맛있었던 나머지 선수들의 폭식을 말리지도 못했고 자신도 빠져들었다.

18명이 먹은 양만 무려 150인분, 비용만 3백만 원이 넘게 나왔다. 전지훈련 당시 40명이 섭취한 양이나 비용과 비교해도 훨씬 많았다. 공격의 주축인 라돈치치와 모따가 4인분씩 먹었을 정도니 다른 선수들은 짐작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만했다.

초보 감독으로서 선수단 식단 관리를 못했던 실책은 대구와 1-1 무승부를 만든 데 이어 14일 홈에서 화끈한 승리 세리머니를 보여주려했던 울산 현대와의 2라운드에서도 0-0으로 비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4인분을 먹었던 라돈치치는 울산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신 감독의 첫 승리를 날려버렸다. 축적된 기름기를 빼려고 경기 내내 큰 목소리로 전술을 지시하다 막상 페널티킥 상황에서 모따로 키커를 교체하려던 뜻이 전달이 안되는 바람에 초보 감독 티를 팍팍 냈다.

그래도 이날 강원전에서 2-0의 귀중한 승리를 얻어낸 뒤 신 감독은 그간의 시행착오가 좋은 경험이었음을 상기하며 "두 번의 무승부 이후 바로 첫 승리를 생각보다 빨리 해 기쁘다"라고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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