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K리그가 시작되기 전 많은 축구전문가들과 각 팀 감독들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FC서울을 꼽았다.
대부분의 팀들이 주축선수들의 이탈로 전력에 공백이 생겼지만 서울은 달랐다. 선수 이탈이 거의 없었고, 기성용과 이청용 등 서울의 젊은 선수들은 더욱 성장했다. 그리고 한태유와 김승용 등 군제대 후 복귀한 전력도 서울에 더해졌다. 2008년보다 2009년 서울은 더욱 강해졌다고 평가받았다.
이런 평가는 적중하는 듯했다. 3월7일 전남과의 개막전. 서울은 공격, 미드필더, 수비 등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호흡과 파괴력을 선보이며 6-1 대승을 이끌었다. 이 경기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인 서울은 K리그를 평정할 기세에 휩싸였다. 연일 찬사가 이어졌고 서울은 두려울 것 없이 우승을 향해 전진만 하면 됐다.
하지만 2008년보다 강한 2009년 서울의 모습은 개막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14일 강원에 1-2로 패하며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 K리그 2라운드부터 2009년 서울은 2008년 서울보다 약해지기 시작했다. 18일 대구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도 졸전 끝에 0-0으로 비기며 부진을 이어갔다. 현재 2승2무2패로 리그 3위에 올라있기는 하지만 만족스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2009년 서울은 2008년 서울보다 더욱 좋은 스쿼드를 보유하게 됐고, 선수들 역시 작년보다 성장했다. 게다가 대부분의 포지션에서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왜 2008년 서울보다 약해진 것일까. 2008년 서울과 2009년 서울의 가장 큰 차이점, 바로 베테랑의 있고 없음이다.
서울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이을용, 김병지, 이민성, 김은중 등 베테랑들과 결별 수순을 밟았다. 시즌 전 귀네슈 감독은 베테랑 부재에 대한 지적에 대해 "용병 선수들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이을용, 김병지 등과 같은 선수들의 역할을 해낼 능력이 있다"고 말한 바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젊음이 만들어내는 활력과 파괴력은 너무나 강하지만 젊음이 예상 밖의 난관에 부닥쳤을 때는 너무나 무기력하다. 서울은 평균 나이 23세. K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으로 꼽힌다. 이 젊음이 잘 풀릴 때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만큼 강하지만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젊음은 단지 경험이 부족한 선수일 뿐이었다. 심리적 동요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곤 한다.
현재 서울 부진의 핵심은 체력과 경기력 등 육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신감 결여, 불안감 등 정신적인 문제다. 심적인 문제점이 드러나자 모든 것이 꼬여만 가고 있다. 심리적 불안감이 집중력 저하, 자신감 결여, 정신력 저하, 조직력 붕괴, 패스, 슈팅의 부정확 등으로 이어져 결국 종합적인 경기력 저하라는 결과를 탄생시켰다.
대구와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귀네슈 감독은 "심리적인 문제점이 있다. 집중력이 부족하다. 경기에서 승리해야 집중력도 생길 수 있다. 서울의 모든 선수들이 경기를 이기지 못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신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치우(26) 역시 심리적, 정신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치우는 "심적 부담이 컸다. 서울 선수들이 개인적 능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축구는 팀 경기고 팀워크와 단합이 중요하다. 어린선수들이 정신력을 키워야 한다. 나부터 운동장에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런 심리적인 문제점을 해결해줄 베테랑의 존재가 절실한 서울이다.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선수들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그리고 젊음과 패기를 아우르고 이끌어줄 수 있는 베테랑이 필요하다. 김한윤이 있기는 하지만 이을용, 김병지 등과 비교해 영향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귀네슈 감독은 "지금의 선수로 헤쳐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베테랑을 지금 당장 어디서 구해올 수도 없는 일이다. 서울이 베테랑의 존재 없이 맞이하고 있는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서울의 부진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도 있다.
2009년 서울이 2008년 서울보다 더욱 강해지고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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