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K리그가 시작하기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FC서울이 리그 초반 부진을 거듭하며 바닥으로 떨어지는가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올라오더니 드디어 1위로 등극했다.
서울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09 K리그' 1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종료 직전 터진 박용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서울은 8승2무3패, 승점 26점을 기록하며 K리그 1위로 나섰다.
하지만 아직은 불안한 1위다. 진정으로 K리그 최고의 강팀으로서 1위를 차지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서울은 2위 전북과 3위 광주에 언제라도 1위를 뺏길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서울에 3가지 불안요소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2경기나 더 치른 경기수
우선 현재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세 팀 중 서울이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서울은 13경기를 뛰며 승점 26점을 따내 1위에 올랐지만 전북은 11경기에서 24점을 얻어 2위, 광주 역시 11경기에서 23점을 획득하며 3위에 올라 있다. 무려 2경기나 차이가 난다. 전북과 광주는 단 한 경기만으로도 서울을 제칠 수 있는 여유가 남아 있다.
게다가 골득실 역시 서울은 +9로 전북(+15), 광주(+10)에 뒤져 있다. 승점이 같아지기만 해도 바로 이들에게 1위를 내줘야만 한다.
◆'제2의 킬러' 부재
그리고 또 하나의 불안요소. 바로 '제2의 킬러' 부재다. 전북과 광주는 각각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쌍두마차'를 거느리고 있다. 전북은 8골로 득점 1위에 오른 이동국과 5골로 공동 5위에 올라있는 최태욱을 보유하고 있다. 광주는 6골로 공동 3위에 랭크된 최성국과 김명중이라는 걸출한 콤비가 존재한다.
하지만 서울의 득점은 오직 데얀에만 쏠려 있다. 데얀이 막히면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킬러를 1명 보유한 것과 2명이 있다는 것은 그 파괴력에서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서울에는 5골을 넣고 있는 데얀을 제외하면 3골을 넣은 선수도 없다. 모두가 2골에 머무르고 있다. 데얀에 수비가 몰릴 때 해결해줄 제2의 킬러가 절실하다.
◆핵심멤버의 부상
서울의 마지막 불안요소는 아직까지 서울의 본 모습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다. 20일 열린 제주전에서도 90분 내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긴 했지만 세밀함이 떨어졌다. 패스는 끊기기 일쑤였고, 호흡과 조직력은 기대 이하였다. 후반 10분을 남겨놓고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리그 1위다운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경기력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핵심선수들의 부상에 있다. 이청용, 기성용이 분전하고 있지만 김치우, 한태유, 정조국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어 그 공백이 절실히 느껴지고 있다. 이들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서울은 선두 수성이 위태위태할 듯하다.
경기 후 세뇰 귀네슈 서울 감독은 "집중력이 떨어졌고 예상치 못한 실점에 집중력이 더욱 떨어졌다. 상대를 컨트롤하는데 부족함을 느꼈고, 공격수들의 압박이 부족했다. 상대 역습을 준비하지 않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부상과 경고 누적 등으로 베스트멤버를 유지하지 못했다"며 이날 부진했던 경기력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불안한 1위에 등극한 서울이 1위를 지킬 만한 희망이 있다. 귀네슈 감독이 그 희망을 전했다.
귀네슈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 경기가 끝나면 우리팀이 흔들렸는데 이번에는 흔들리지 않아 승리할 수 있었다. 경고누적과 부상으로 베스트멤버 5명이 출전하지 못했지만 홈 팬들과의 한마음이 큰 힘이 됐다. 또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 좋았다. 부상자들 돌아오면 좋아질 것이고 1위 자신 있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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