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나를 둘러싼 이미지 모두 깨고파"(인터뷰)①

"저를 씌우고 있는 이미지의 무게가 무겁고 부담스러워요."

어느새부턴가 최강희의 이름 앞에는 '최강동안', '선행천사', '4차원', '강짱', '패셔니스타' 등 많은 별명 별칭들이 붙기 시작했다.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과 '달콤한 나의 도시' 이후 오랜만에 영화 '애자'로 돌아온 최강희는 영화 개봉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속에 쌓아둔 말들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하고 싶은, 털어 내고 싶은 말들이 많았나보다.

최강희는 자신을 수식하는 이미지가 참 부담스럽다고 했다. '최강 동안'이라는 말 뒤에는 '너도 이제 늙는구나'라는 악플이 달렸고, '선행천사'에는 '그만큼 착하게 굴어야할 것' 같은 부담감이 그를 짓눌렀다. 또 '4차원'이라는 말에는 애초부터 동의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저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보고 싶어요. 제 입으로 말하기는 뻔뻔하지만, 동안이다 선행천사다 하는 말들을 듣잖아요? 그런 것들이 좀 없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영화에서 '애자'는 착한 아이도 아니고, 예쁘게 나오지도 않아요. 감독님이 최대한 리얼하게 가자라고 해서 얼굴 상태도 몹시 안 좋아요. 막 세수하고 나온 맨 얼굴로 촬영하기도 했어요."

"애자는 자유로워지고 싶은 제 마음이 담긴 캐릭터에요. 절 보고 4차원이라고 하는데, 애자는 좀 현실적인 인물이거든요. 생존력이 강한 여자죠. 그동안의 제 이미지와는 여러모로 대립하는 인물이에요. 착한 이미지를 뒤집는 캐릭터라 마음이 편해요."

최강희는 자신을 둘러싼 선입견과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빨리 늙어 보였으면 좋겠다'거나 '패셔니스타라는 말이 부담돼 일부러 막 입기도 한다'고 예상 밖의 생각을 꺼내 놓았다.

"예전에는 전 제 자신이 참 좋았어요. 그냥 만족스러웠죠.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살피게 되요. 그게 참 불편했어요. 신경을 쓰게 되니 즐겁지가 않고, 자유롭지가 않았어요. 착한 이미지도 나도 모르는 새 생겨버려서 말도 착하게 해얄 것 같고요(웃음). 패셔니스타라고 주목하니 외출도 꺼려지고. 제 스스로는 그냥 편안한 게 제일 좋은데 말이죠. 제가 만든 것이 아닌 이미지에 갇혀서 스스로 속박되는 것이 싫어요."

최강희는 이번 영화를 통해 그동안 자신을 수식했던 이미지를 조금이나마, 한 순간이나마 벗어버리고 싶다고 한다. 영화 '애자'에서 그는 욕하고 담패 피고 반항하고 거친 여자가 됐다. 짧은 커트 머리에 부스스한 차림의 애자는 바로 최강희의 본 모습에 가까운 캐릭터다.

"집에서는 저도 그러고 있어요. 들어가자마자 큰 핀으로 앞 머리를 찌르고 잠옷으로 갈아입죠. 그러고는 뒹굴뒹굴. 사람들이 말하는 패셔니스타 하고는 참 거리가 먼 게 바로 저예요."

'애자'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진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최강희. 그가 원하는 이미지란 바로 배우라는 말이다.

"그냥 제가 배우 같아 보였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의 이미지는 모두 제가 원해서 붙은 건 아니거든요. 제가 원하는 것은 배우라는 타이틀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운 배우라는 말을 듣는거에요."

이제야 자신이 배우라는 자각이 생기고 연기에 대해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최강희는 "내가 원래 조금 늦되다"며 수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