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확실한 데이터 야구를 선보였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최고의 피칭을 하던 글로버를 망설임없이 내리고 '천적' 정대현 카드를 뽑아든 것.
이날 SK는 선발 글로버의 8.2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 속에 7회말 롯데 2루수 정보명의 포구 실책을 틈타 결승점을 뽑아내 2-1로 신승을 거뒀다. 지난달 25일 이후 무려 8연승 행진.
하지만 선발로 나선 글로버로서는 1승을 챙기고도 조금 아쉬움이 남을 법 했다. 1회부터 줄기차게 공을 뿌린 후 9회초 2사까지 잘 잡아냈지만, 김성근 감독이 글로버의 첫 완투승 대신 완벽한 승리를 위해 투수 교체를 선택한 것이다.
2-1로 앞선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타석에 이대호가 들어서자 김 감독은 곧바로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기대에 부응하듯 정대현은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솎아내고 손쉽게 경기를 매조지했다.
사실 글로버로서는 다소 미련이 남을 수도 있었다. 7회초 우익수 박재홍의 3루 악송구로 1실점한 것을 제외하고 이날 글로버는 완투승에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둘 때까지 단 4안타만 내주고 롯데 타선을 그야말로 꽁꽁 봉쇄했기 때문이다.
특히 투구수도 98개에 불과했고, 이대호도 3타수 무안타로 막아온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완투도 가능했한 상황.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철저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글로버를 교체한 이유에 대해 "이대호가 정대현한테 작년과 올해 13타수 무안타였다. 그래서 확신했다"고 전했다.
데이터 야구의 대명사로 불리는 김성근 감독의 냉철함. 롯데로서는 한 순간의 틈도 허용하지 않는 김 감독이 야속하기만 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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