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임태훈 천적'으로 거듭난 박정권의 괴력

이 정도면 '천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야말로 박정권(SK)은 임태훈(두산)만 만나면 장타를 쏘아올리며 기세를 과시한다.

박정권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3-3으로 팽팽하던 7회초 2사 1, 2루에서 두산 4번째 투수 임태훈에게 좌측 펜스까지 뻗어나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뽑아냈다.

SK와 두산은 이날 초장부터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SK가 1, 2회 3득점하며 리드를 잡는 듯 했지만, 두산은 3회말 고영민이 동점 스리런포를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에도 양 팀은 수 차례 득점 기회를 번갈아가며 맞았지만, 후속타가 불발하거나 서로 호수비를 펼쳐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박정권의 '한 방'이 천금같았다. 7회초 SK는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두산 불펜의 에이스 임태훈을 상대로 유격수 실책과 박재상의 좌전 안타 등으로 1사 1, 2루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대타로 나선 박정환이 삼진으로 돌아서 또 다시 추가 득점에 실패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하지만 박정권이 일을 저질렀다. 박정권은 볼 2개를 잇달아 골라낸 후 임태훈이 힘껏 뿌린 3구째 공을 그대로 밀어쳐 좌측 담장을 향해 날아가는 큰 타구를 만들어냈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는 펜스를 등지고 점프해 이를 잡으려했지만, 결국 포구에 실패했고, 누상의 주자들은 모두 홈을 밟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올 가을에 박정권은 임태훈만 만나면 펄펄 날아다녔다는 점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임태훈에게 솔로포를 터뜨렸고, 2차전 역시 임태훈으로부터 솔로포를 이끌어냈다. 플레이오프 대 임태훈 전적만 3타수 2안타(2홈런). 그리고 또 한 번 박정권은 4차전서 양 팀의 팽팽하던 균형을 깨버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뽑아내 임태훈을 울렸다.

4타수 3안타... 이 가운데 홈런이 2방, 2루타가 한 방이다. 게다가 이후 SK는 박재홍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 2루서 김강민이 우중간 2타점 적시 3루타를 터뜨렸으니 박정권의 임태훈 공략은 더욱 의미가 컸다. 스코어는 3-3에서 순식간에 7-3으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