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준기의 안방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으며 출발했던 MBC 수목드라마 '히어로'가 쓸쓸한 종영을 준비하고 있다.
시청률 보증수표 이준기를 앞세워 수목극 돌풍을 기대했던 '히어로'는 그러나 13일 방송에서 4.2%의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하는 등 방영 내내 고전하면서 흥행에 실패한 비운의 작품이 되어 버렸다.
'히어로'는 시작부터 순탄치 못했다. 당초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던 김민정이 방송 일주일여를 앞두고 어깨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고 윤소이가 부랴부랴 합류했다. 이에 첫방송 날짜 연기 등 편성 문제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
편성운도 따르지 않았다. 골리앗 '아이리스'와 힘겨운 싸움 속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았다. 한 번 승기를 뺏긴 '히어로'는 좀처럼 시청률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여기에 새롭게 시작한 KBS '추노'의 공격마저 이어지면서 '히어로'는 수목극의 히어로가 되지 못한채 오늘(14일) 종영을 맞이하게 됐다.
이처럼 '히어로'의 흥행 실패에는 환경적 요인도 작용했지만 작품의 한계 성 역시 존재했다.
'히어로'의 큰 골격은 가진 것은 없지만 뜨거운 열정과 진정성을 가진 삼류신문 용덕일보와 부조리한 부를 쌓은 재벌신문 대세일보의 권력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작품의 가장 큰 실패 요인은 사회적 약자와 권력층의 싸움이라는 스토리 자체가 강약조절에 실패했다는 데 있다.
사회 약자들의 활약상을 통한 유쾌함과 통쾌함을 주겠다던 기획의도를 어느 순간부터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드라마 초반만 해도 유쾌했던 이준기-백윤식의 콤비 플레이는 진중해졌고 무거워졌다. 눈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고 권력층 앞에 끝없이 덤비지만 매번 무릎을 꿇고 패배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도 좌절감을 안겼다.
악을 물리치는 통쾌한 활극 속 현대판 영웅을 기대하기엔 '히어로'의 진도혁은 무력한 영웅이었고, 또한 너무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사회의 소시민들의 소소한 일상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을 중심으로 시청자들을 공략한다는 계획도 어느 새 사회고발 프로그램으로 변질된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는 지적이 높다.
때문에 권력과 정의를 심도있게 다루려 했던 '히어로'는 대중들의 입맛과도 점차 멀어져 있었다. '히어로'는 '아이리스'처럼 화려한 스케일을 앞세운 대작도 아니었고 단순한 웃음을 주는 드라마도 아니었다.
물론 현실을 절묘하게 비꼬고 사회부조리를 고발하는 드라마에 열광하고, 고난 앞에 좌절도 하지만 의지를 잃지 않는 현대판 영웅의 탄생에 박수를 보내는 시청자도 있다. 그리고 몇몇 이들은 '히어로'의 부진에 금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드라마도 결국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세상에 전달하려던 그 메시지와 가치도 퇴색하고 만다. 결국 이를 좀 더 설득력있고 흡입력 강한 스토리로 만들지 못한 제작진에게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이 있다.
'히어로'가 수목극의 히어로가 되지 못하고 비운의 작품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사진=MBC>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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