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팀을 이겨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아쉬운 자책골로 '이슈'화 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그래도 'K리그 승격'이라는 밝은 내일이 있을 것이라며 용인시청 정광석 감독은 방끗 웃었다.
반면 '이변'을 허용하지 않은 친구,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당연히 이길 줄 알았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준우승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내야 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성남 일화가 21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32강전 용인시청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경기 뒤 용인시청의 정광석 감독이 먼저 인터뷰룸에 들어섰다. 1993년 부산 대우(현 부산 아이파크)에서 K리그에 데뷔해 그 해 신인왕을 차지했던 정 감독은 "최선을 다했는데 이슈가 될 수 있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라며 이변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음을 애석하게 표현했다.
경기를 앞두고 신태용 감독의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서로 페어플레이를 하자고 했다. 잠그는 수비적인 플레이를 하지 말자고도 했다"라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래도 올 초 창단해 내셔널리그에 참가한 신생팀인 용인시청의 사정을 감안하면 선전한 편이다. 정 감독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득점 찬스에서 침착함이 없었고 냉정하지도 못했다"라고 되돌아봤다.
용인시청에는 과거 K리그에서 큰 활약을 했던 '흑상어' 박성배와 1997년 '도쿄 대첩'의 주인공인 이민성이 플레잉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이날 출전하지 않은 이민성에 대해 정 감독은 "(경기 출전을 위해)준비를 시켰지만 몸 상태가 아니다. 언젠가는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스타급 선수들을 영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용인시청이 K리그로 승격할 계획이 있음을 밝히면서 "홍보마케팅으로 활용하면서 후배들에게 경험과 꿈을 전수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행운의 상대 자책골로 승리한 성남의 신태용 감독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겼다. 생각처럼 움직임이 잘 이뤄지지 않아 힘들었다"라며 "이겨서 천만 다행이다"라고 웃었다.
경기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는 신 감독은 "종료 후 선수들에게 더 좋은 경기 보여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앞으로 집중력을 가져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오는 28일 맬버른 빅토리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성남은 승리로 예선을 마감할 생각이다. 신 감독은 "최선의 전력으로 예선을 마칠 것이다"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조이뉴스24 성남=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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