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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 대통령배 MVP 휘문고 임찬규, 'G유전자'의 결정체


#1."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행동했지만 저도 그 때만큼은 정말 떨렸죠."

모교에 14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기를 안겨준 제4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MVP 임찬규(휘문고3, 우완)는 늘 마운드에서 자신만만한 모습이다. 그런 모습이 어떤 이들에겐 건방져 보이기도 한다.

상대가 누구든 간에 임찬규는 정면승부를 즐기고 주눅드는 법이 없다. 안타를 맞더라도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설사 변화가 있더라도 이내 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한 뒤 집중의 강도를 높인다. 상대에게 기죽어 고개를 숙이는 대신 인정할 것은 인정하되 지난 일은 잊고 현재를 우선시 하면서 당당히 맞선다.

그런 임찬규에게도 살 떨리는 순간이 있었다.5일 열린 덕수고와의 결승전, 9회말 4-4 동점 상황에서 맞은 1사 만루 위기. 볼 컨트롤은 되지 않았고 밀어내기로 끝내기 점수를 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다행히 상대 타자가 번트를 댄 것이 플라이 타구가 되면서 3루주자까지 잡아내 위기를 모면했다.

#2. "최고라고 평가받는 유창식과도 '맞장' 떴는데, 또 한 번 즐기며 도전해 볼래요."

준결승 대구고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뒤 임찬규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음 경기에 대한 각오를 전하면서 하얀 이를 드러냈다.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는 듯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사실 체력은 바닥난 상태였다.

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 타선은 집중력을 보여왔고 우승은 가까워 보였다. 갖고 있는 기량을 죄다 쏟아낸다면 우승이 가능할 것도 같았다.

결승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박성민(3학년, 좌완)이 컨디션 난조로 예상보다 길게 끌어주지 못하면서 5회 출격해야 했던 임찬규는 전날 124개의 볼을 던진 뒤였지만 다행히 몸 상태는 괜찮았다. 3-4로 끌려가던 9회초 휘문고는 한 점을 내 극적으로 동점을 이루고 연장전으로 치달았다. 임찬규의 투구수는 늘고 있었지만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좋아졌다. 총120개의 볼을 던지며 8⅓ 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값진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임찬규는 이번 대회에서 5게임에 등판, 1완봉승 1완투승을 포함 4승과 평균자책점 0.29(31⅓이닝 1자책)를 기록했다. 삼진도 무려 41개를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 황금사자기대회 MVP 유창식(광주일고, 좌완)과 함께 고교 최고의 투수로 우뚝 올라섰다.

#3. "(김)진영이게 좋은 경기 펼치자고 말을 건넸어요.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이야기를 나눈 건 처음이었죠."

같은 서울 팀이지만 덕수고 김진영과 친분은 없었다. 임찬규는 결승전이 열리던 5일 오전 결전을 앞두고 러닝으로 몸을 풀던 중 만난 상대팀 에이스 김진영과 눈빛이 마주쳤다. 먼저 다가가 최선을 다하자며 인사말을 건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간에 연일 힘든 피칭을 하며 함께 결승에 오른 동병상련의 심정이 녹아있었던 것이 절로 상대에게 다가가게 만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4. "껌을 씹는 것에 대해 변명할 기회 좀 주세요.(웃음)"

케이블 스포츠 TV를 통해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생중계 되면서 많은 팬들이 임찬규의 다이나믹하고 주저없이 던지는 투구 모습을 화면을 통해 지켜봤다. 하지만 임찬규의 호투와 더불어 경기 내내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이에 대해 야구팬들은 대부분 '건방지다' 혹은 '학생답지 못하다' 등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반면에 '배짱 있고 멋져 보인다'라며 호의적인 관심을 보인 경우도 드물게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임찬규 자신은 '긴장 해소와 타자에게 강인한 인상을 보여주기 위한 위장'일 뿐 겉멋이 들어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기 흉하게 씹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코치님이 조언을 해주셔서 조심하는 편입니다. 껌 씹고 있는 모습이 좀 얄밉다고 하는 분도 있던데, 솔직히 성격은 좋잖아요? 아시잖아요...(웃음)"

긍정적인 마인드, 거침없는 자신감, 끝없는 도전 정신, 게다가 현실을 즐길 줄 아는 여유까지. 요즘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G세대'의 전형을 보여주는 임찬규가 아닐까 싶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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