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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저승사자' 베르하이옌의 어설픈 한국말에 '숨은 뜻'


2박3일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19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로 돌아온 태극전사 26명은 첫날부터 입에서 단내 나는 훈련을 시작했다.

오른쪽 허벅지와 발목 부상을 각각 당한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재성(포항 스틸러스)을 제외한 24명은 가벼운 뜀박질과 밀고 당기기 등 근육 강화에 필요한 몸풀기를 한 뒤 5대5 미니게임 등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의 훈련에는 '저승사자' 레이몬드 베르하이옌(39, 네덜란드) 피지컬 트레이너도 함께했다. 한국대표팀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2006 독일월드컵 원정 첫 승 달성에 강철 체력 완성으로 일조한 베르하이옌은 영어, 네덜란드어에 어설프지만 한국어까지 섞어가며 선수들을 지도했다.

베르하이옌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국말은 외국인들이 가장 빨리 배운다는 "빨리! 빨리!". 그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둔하면 가차없이 지적하며 민첩함을 기르라고 다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소속팀 경기에 결장하며 경기력이 다소 떨어진 기성용(셀틱) 근처에서 소리를 많이 질렀다.

휴식 후 재소집이라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는 선수들을 자극하기 위해 베르하이옌은 개별적인 움직임에 교정까지 해주며 적극적으로 지도했다. 자연스럽게 "집중! 집중!"이라 외치는 말까지 연결됐다.

첫날 훈련에서 대표팀은 격렬한 몸싸움이 가미된 슈팅 훈련을 했다. 두 명씩 짝지어 페널티지역 정면까지 몸싸움을 하며 치고들어가 한 사람이 슈팅을 시도하는 훈련이다. 과욕을 부리면 누군가는 부상을 당할 수 있었기에 베르하이옌은 딴 생각 말고 집중하라는 지시를 계속 내렸다.

비 오듯 쏟아지는 땀 속에서 괜찮은 장면이 나오면 베르하이옌의 "좋아! 좋아!"가 뒤따른다. 또 "좋아! 좋아!"라는 말은 극한의 상황에서 독려하는 용도로도 사용된다. 그의 독한 훈련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왕복달리기 셔틀런(이른바 '공포의 삑삑이'로도 불린다)이 가동되면 "좋아! 좋아!"는 1분당 10회 정도 정신없이 울려 퍼진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베르하이옌의 훈련 프로그램을 잘 알고 있는 박지성이나 이영표 등은 알아서 요령껏 즐기고 대화도 스스럼없이 잘한다. 그러나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은 잘 몰라 어색해 하는데 이를 잘 알고 있는 베르하이옌은 먼저 다가서서 농담을 걸고 장난도 친다. 네덜란드인 특유의 친화력이 발휘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혹독한 체력훈련을 담당하는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이렇게 짧은 한국말로 소통하며 태극전사들의 강인한 체력을 키워주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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