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일궈낸 허정무호. 기쁘기는 하지만 아직 그 기쁨을 만끽하기에는 이르다.
더 높이 올라가야 할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다. 16강에 머물기에는 아직 배가 고프다. 더 높은 곳에 올라서서 더 큰 기쁨, 더 깊은 감동을 누려도 늦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별리그에서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고 16강 상대 우루과이와 맞서야 한다.
특히나 허정무호는 단순한 공격루트를 벗어나야만 한다. 우루과이는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다. A조 조별예선에서 우루과이는 유일하게 무실점을 기록한 팀이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보인 단순한 공격루트로는 우루과이의 골문을 공략하기에는 2% 부족해 보인다.
푸실레-빅토리노-루가노-페레이라로 이어지는 우루과이 포백은 1차전 프랑스와 0-0, 2차전 남아공과 3-0, 3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는 데 든든한 방어막을 구축했다. 조별리그 전 경기에서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은 탄탄한 수비력과 조직력을 보였다.
16강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하는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단순 일변도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한국의 득점상황은 단 두 가지. 세트피스에 의한 골과 상대 수비의 실책을 가로채 만들어낸 골이었다.
지난 1차전 그리스전에서 첫 골은 세트피스, 두 번째 골은 상대 수비 실책에 의해 나왔다. 2차전 아르헨티나전 이청용의 골 역시 상대 수비 실책을 가로채서 나온 골이었다. 3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의 첫 골은 세트피스, 두 번째 골 역시 세트피스에서 득점이 나왔다.
허정무호는 딱 맞아떨어지는 패스워크로 만든 골, 개인기에 의한 득점, 빠른 역습 찬스에 의한 골은 아직 한 번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즉, 허정무호는 일반적인 축구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차고 달리고 패스해서 엮어낸 플레이로는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다. 예외적인 득점, 의외의 찬스에서의 골만 성공했다.
물론 세트피스를 활용하거나, 상대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능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수비력을 선보인 우루과이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공격루트가 필요하다. 세트피스로만 득점을 노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상대 수비가 실책을 하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는 일이다.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우루과이 골문을 공략해야만 한다.
또 하나 보완해야 할 점. 수비시 실수를 줄이는 것이다. 조별예선에서의 실점을 보면 점수를 내주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실점 위기를 맞곤 했다.
허정무 감독은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후 "수비시 뜻하지 않은 실수를 줄이는 것이 보완해야 할 점이다. 수비시 순간적인 방심이 실점을 만들었다. 8강에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쳐야 할 점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다양한 공격루트 개발과 수비시 집중력. 우루과이를 넘고 사상 첫 원정 8강으로 향하기 위해 허정무호가 갖춰야 할 필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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