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박지성, 패배로 빛바랜 '산소탱크'

추적추적 내린 빗속에서 태극전사들은 끝까지 힘을 냈지만, 추가 실점을 허용하면서 남미축구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패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 도전사는 16강에서 막을 내려야 했다.

한국은 26일 밤(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7분 포를란의 크로스를 넋놓고 쳐다보다 수아레스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한국은 지속적으로 우루과이의 골문을 노렸고, 후반 22분 이청용의 헤딩슛으로 동점을 만들면서 분위기를 잡았다.

하지만 동점이 된 후 수비에서 다시 공세로 전환한 우루과이의 집중력을 막지 못했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선제골을 집어넣었던 수아레스.

후반 34분, 수아레스는 한국 진영에서의 코너킥이 수비수 헤딩으로 뒤로 흐른 볼을 페널티라인 왼쪽에서 이어받았고,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찼다. 볼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굴절되며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통한의 추가실점이었다. 이후 한국은 종료 시점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루과이의 골문을 연신 두들겼지만, 끝내 만회골을 넣지는 못했다. 그리고 8강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패하긴 했지만, 이날 '캡틴' 박지성의 활약은 여전히 두드러졌다. 전반 초반 일격을 당한 뒤 박지성은 공수를 오가며 우루과이의 수비수를 괴롭히는가 하면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전반 3분 이정수의 롱패스를 받은 뒤 바로 반칙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낸 것을 시작으로 박지성은 전후반 내내 돌파와 함께 파울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며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어냈다.

전반 34분 수아레스의 볼을 빼앗아 전방의 이청용에게 스루패스로 연결한 것을 비롯해 44분에는 아크 왼쪽에서도 파울을 얻어내 또 프리킥 기회를 제공했다.

후반 역시 박지성의 활약은 식지 않았다. 이청용의 선제골에 도화선이 된 기성용의 프리킥도 박지성이 얻어낸 것이었다. 또 후반 41분 박지성은 중원에서 전방의 이동국까지 단번에 연결하는 '슈퍼 스루패스'까지 선보이면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그런 활약에도 한국은 결국 1-2로 패하며 8강 꿈을 접어야했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캡틴' 박지성도 팀 패배로 힘없이 고개를 떨궈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