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대로 여민지(17, 함안 대산고)가 또 한 번 해결사의 면모를 보였다.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17세 이하(U-17)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2일(한국 시간) 트리니다드토바고 코우바의 아토 볼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스페인과의 4강에서 2-1로 승했다.
'리틀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 대표팀은 한국 축구 사상 최초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중심에는 여민지가 있었다. 여민지는 0-1로 뒤지던 25분 김나리가 왼쪽 측면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수비 사이로 파고들어 머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 2분 만의 동점골이라 가치는 두 배였다.
여민지의 골에 기가 살아난 한국은 39분 주수진이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두 골을 잘 지켜 결승행을 이뤄냈다.
승리의 중심에 선 여민지는 기자단 투표를 통해 선정되는 골든볼(최우수선수), 골든슈(득점왕)를 동시 석권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 8월 단짝 지소연(19, 한양여대)이 8골로 득점 2위를 차지하며 '실버부트'와 최우수선수 2위로 얻은 '실버볼'이 최고다.
남자 대회에서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홍명보 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최우수선수 3위에 선정되며 '브론즈볼'을 수상했다.
8골 2도움을 기록중인 여민지는 8강에서 북한에 0-1로 패하며 탈락한 독일의 키라 말리노프스키(7골)에 한 골 앞서 득점 단독 1위에 올라있다. 일본의 요코야마 쿠미(5골)가 여민지를 맹추격하고 있지만 뒤집기는 쉽지 않아 득점왕이 유력하다.
대회 직전 여민지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으로 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었다. 컨디션도 완전치 않아 풀타임 활약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걱정을 잠재운 활약으로 이름 석 자를 세계에 확실히 알렸다. 특히 나이지리아와의 8강에서는 4골을 퍼부으며 한국 축구 선수로는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한 경기 최다골을 만드는 저력을 과시했다.
여민지는 오는 26일 일본과 결승전에서 다시 한 번 골 사냥에 나선다. 최후의 일전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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