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을 통해 세계적 스타 반열에 오른 지소연(19, 한양여대)은 골든볼(최우수선수)과 골든슈(득점왕)를 차지한 독일의 알렉산드라 포프(FCR 뒤스부르크)와 함께 향후 10년 동안 세계 여자축구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포프는 지소연 외에도 또 한 명의 한국 선수와 경쟁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미 성인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던 여민지(17, 함안 대산고)가 그 주인공이다.
여민지는 2007년 4월, 14세의 어린 나이에 19세 이하 대표팀(U-19)에 발탁되며 관심을 받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규정으로 아시아 U-19 선수권대회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남자선수 못지않은 스피드와 패스, 드리블로 인해 당시 U-19 대표팀 이영기 감독(현 여주대 감독)으로부터 '여자 박주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스로 축구 입문 시기를 잘 모른다고 밝힌 여민지는 초등학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득점왕을 다섯 차례나 차지한 노력파 공격수다. 감각을 찾기 위해 야간에도 불을 켜지 않고 어둠 속에서 훈련을 하는 등 독기로 뭉쳐있다.
2007년 춘계연맹전에서 함성중학교를 우승시키면서 14골로 득점왕에 오르는 등 그 해 열린 5개 대회에서 42골을 폭발시켰다. 이런 맹활약으로 여민지는 지난 2008년 '축구인의 날' 시상식에서 중등부 최우수여자선수상을 수상하며 지소연과 한국 여자축구를 이끌 대들보로 주목받았다.
당시 기자와 만났던 여민지는 "너무나 많은 상을 받았지만 자만하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칭찬도 좋지만 때로는 쓴소리도 들을 줄 알아야 한다"라며 어린 선수 답지않은 의젓한 말을 하기도 했다.
불운하게도 같은 해 2월 여민지는 춘계연맹전에서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아픔을 겪으며 U-17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그러나 1년간 피나는 재활을 거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냈고 2009 AFC U-16 선수권대회에서 10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고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여민지는 최덕주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에 포함돼 9월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나선다. 한국은 독일, 멕시코, 남아공과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여민지는 언니들이 일군 기적을 또 한 번 보여주기 위해 숨을 고르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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