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파문을 일으킨 이용찬(두산)이 드디어 합류한다. 김경문 감독은 극적인 역전 시리즈를 일궈낸 후 플레이오프에서 그의 기용을 확실히 언급했다. 롯데와의 난타전 속에 지친 두산 계투진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두산은 5일 잠실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 선발 김선우의 5이닝 3실점 호투 속에 용덕한, 손시헌 등 하위타순의 폭발과 타선의 고른 활약으로 11-4 완승을 거뒀다.
짜릿한 역전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었다. '안방'에서 벌어진 잠실 1, 2차전를 모조리 내준 뒤 벼랑 끝까지 몰렸던 두산은 '적지' 사직에서 3, 4차전을 쓸어담고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 운명의 5차전서 두산은 롯데 선발 송승준을 일찌감치 끌어내린 후 줄줄이 등판한 계투요원마저 두들기면서 낙승을 거뒀다.
이제 초점은 다음 무대로 맞춰졌다. 플레이오프서 격돌하는 정규리그 2위팀 삼성은 체력을 비축하며 자체 청백전을 통해 전력을 점검해왔다. 롯데와의 5차전 동안 너덜너덜해진 두산보다는 두말 할 것 없이 우위다.
다만 준플레이오프 막판 3경기서 상승세를 타 물오른 두산의 화력은 삼성에게 밀릴 것이 없다. 체력소진 측면에서는 불리하지만, 하위타선의 분투로 상위타선마저 불이 붙었고, 이런 상승세는 체력소진을 상쇄할 만한 플러스 요소다.
문제는 계투진이다. 두산은 5차전까지 치열한 박빙승부를 펼쳤고, 그 과정 속에는 계투진들의 분투가 있었다. 1, 2차전 결승포를 내준 악몽을 4, 5차전을 통해 털어낸 정재훈은 4경기서 5.1이닝을 소화했고 총 94구를 던졌다. 고창성은 5경기 전부 등판해 3.1이닝 동안 64구를 던졌다. 왈론드 역시 3경기서 7.2이닝 111구를 소화했다.
이닝 수로는 무리한 정도는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상대 타자들의 집중력이 크게 높아진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의 연속 등판은 피로도가 크다. 이들이 모두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고, 경기는 4차전까지 내내 박빙승부였다. 등판 때마다 사실상 전원이 '소방수'나 다름없는 활약을 펼친 것으로 봐야 한다.
여유롭게 전열을 가다듬으며 상대가 가려지기를 기다려온 삼성. 선동열 감독은 플레이오프 계투진을 정현욱, 안지만, 크루세타, 권오준, 권혁, 이우선, 정인욱으로 꾸렸다. 필승조와 추격조를 따로 구분하기 힘든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의 조합이다.
이를 상대해야 하는 김경문 감독은 결국 이용찬을 불러들였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멀뚱히 지켜보며 불리한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결단이다.
김 감독은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고민 끝에 이미 지난 4일밤 모두 확정했다. 이용찬이 새로 합류했고, 김승회 대신 김성배가 이름을 올렸다. 투수진이 늘어나 내야수 이두환이 짐을 꾸렸다.
김 감독은 5차전 이전 이용찬의 플레이오프 합류를 귀띔했지만, 경기 결과가 어찌 될 지 몰랐기에 더 이상의 말은 아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자 김 감독은 "이용찬을 기용할 것"이라고 주전 클로저의 귀환을 서슴없이 예고했다.
음주사고로 자숙의 시간을 보내던 이용찬이 '천군만마'가 돼 돌아오면서 두산은 다시 삼성과 쌍벽을 이룰 만한 탄탄한 계투진을 완성시켰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가 난타전이었다면, 삼성과는 이제 박빙의 허리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플레이오프는 '계투대전'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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