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역전 시나리오를 완성하면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짜릿한 대역전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 두산의 토종에이스 김선우가 제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내면서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선우는 5일 잠실구장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7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독이 오른 리그 최고의 화력팀 롯데를 최대한 틀어막고 팀의 11-4 완승의 토대를 닦았다.
5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낸 김선우는 6회초 3연속 안타로 1실점하고 무사 1, 2루서 고창성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9-2로 크게 리드한 상황에서 일단 선발 임무를 완수한 뒤의 교체였다. 이어 고창성이 적시타를 허용해 추가 1실점, 김선우는 최종 3실점을 기록했으나 최종전 선발로서 짊어진 무거운 임무를 완수해냈다고 봐야 한다.
두산은 잠실 1, 2차전 패배 후 사직 3, 4차전에서 승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는 롯데와 동률일 뿐 5차전서 패하면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되는 것은 마찬가지 상황. 같은 처지의 롯데 타자들 집중력은 상당히 높아져 있었다.
때문에 김선우의 이날 호투는 더욱 값졌다. 김선우는 2차전에서 선발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볼넷 2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지만 화력 침체와 불펜싸움에서 무너져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 아쉬움을 모두 풀어내듯 김선우는 5회까지 자신감 넘치는 피칭으로 팀의 대역전 시나리오에 중차대한 역할을 해낸 것이다. 6회의 실점 아쉬움까지 모두 털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특히 롯데 선발 송승준이 3회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2이닝(52구)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무너지며 일찍 강판했고, 뒤이어 이정훈과 사도스키마저 주저앉은 것과 비교하면 김선우의 투구는 더욱 빛났다.
김선우는 올 시즌 두산의 '토종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초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히메네스, 왈론드, 임태훈 등 초토화된 두산 선발 마운드에서 그는 홀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마운드를 지켰다. 후반까지도 꾸준함을 보여주면서 올해 들어 '전 메이저리거'로서의 자존심을 찾았다. 이 뿐만 아니라 김선우는 투수진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2010 두산에 '효자에이스'로 우뚝 섰다.
그런 그가 준플레이오프마저 접수했다. 이번 시리즈서 등판한 히메네스, 홍상삼, 임태훈 등 선발진이 모두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 동안 김선우는 2경기 모두 호투하면서 '맏형'의 카리스마를 여지없이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과 두산팬들은 김선우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