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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조광래 감독의 도박, '포어 리베로'의 결과는?


조광래호에서는 신개념 전술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경기 중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며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피킹 게임(Speaking Game)'이 대표적이다.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사용하는 조 감독의 발음 때문에 일부 선수는 '스피드 게임'으로 알아듣는 등 다소 혼란이 오기도 했지만 확실한 의미 전달로 게임을 풀어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플랫3에 기반을 둔 전술을 사용하는 조 감독은 중앙에 위치한 스위퍼가 미드필드를 자유롭게 오르내리는 '포어 리베로(Fore Libero)'를 핵심으로 꼽았다.

플랫3에서는 수비시 양쪽 윙백들이 가담해 사실상 플랫5가 된다. 상대가 두 명의 공격수를 배치해도 위험공간에서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미드필드에서 밀릴 수 있어 중앙 수비수를 전진시켜 안정을 유도하고 플랫4로 단번에 전환하는 두 가지 효과를 노린다.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역할이다.

포어 리베로는 화려한 미드필더진을 보유한 일본을 깨트리기 위한 비책이다. 조광래 감독은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박지성의 이동 배치와 포어 리베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중앙으로 이동시켜 공격 진영에서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을 앞세워 미드필드를 교란하고 포어 리베로의 전진으로 상대 공격 전개를 사전에 막음과 동시에 효과적인 역습 등으로 일본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조 감독은 지난 8월 나이지리아전에서 황재원(수원 삼성)이나 조용형(알 라이안)을 투입해 이 실험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황재원은 소속팀에서 부상을 입었고 조용형은 종료 10분 전 투입됐지만 시간 부족으로 이렇다 할 소득을 얻지 못했다.

9월 이란전에서도 조용형은 벤치만 지키며 후배 김영권(FC도쿄),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의 활약만 지켜봤다. 이정수(알 사드)가 포어 리베로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때문에 이번 한일전에서 시도할 계획인 포어 리베로는 플랫3 수비의 장, 단점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축구협회 A기술위원은 "조 감독이 구사하는 포어 리베로는 일종의 도박이라고 보면 된다. 플랫3-4를 오가다 보면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공간이 생기면서 상대의 역습 통로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창의적인 미드필드진이 많은 일본이라면 더욱 그렇다. 조광래호의 조직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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