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속에 구원등판했지만 불운도 겹쳤고, 배터리간 호흡도 맞지 않았다. 김선우(두산)가 3차전 선발 조기강판의 책임을 지고 4차전에 구원으로 나섰지만 최악의 투구로 고개를 떨궜다.
김선우는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서 2-4로 뒤지던 5회초 2사 1루서 팀 4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하고 2실점하면서 결국 성영훈과 교체됐다. 14개의 공을 던졌고, 3피안타 1볼넷 1삼진(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 출루)이 그가 기록한 성적의 전부다.
김선우는 전일(10일) 3차전에 선발등판했지만 1.1이닝(36구) 5피안타 3사사구(1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한 끝에 조기 강판당했다. 김경문 감독이 필승을 다짐하며 내놓았던 김선우 카드는 초반 부진투로 팀 타선에게 무거운 부담을 안겼던 셈. 물론 두산은 연장 11회까지 끌고가 손시헌의 끝내기안타 등으로 승리했지만 '에이스'로서 김선우는 자책감에 사로잡혀야 했다.
이에 4차전 직전 김선우는 필승조들의 휴식을 위해 "자원등판하겠다"고 언급하며 의욕을 다졌다.
하지만 김선우의 구원 등판은 실패로 돌아갔다. 4회초 2사 1루서 김성배-이현승(원포인트)에 이어 등판한 김선우는 시작부터 박석민에게 좌전안타를 내줬고, 조영훈에게 1루쪽 내야안타까지 허용하면서 2사 만루에 몰렸다.
아쉬운 점은 김선우의 베이스커버 미숙. 조영훈의 1루 땅볼을 베이스 뒤에서 포구한 최준석은 김선우의 베이스커버가 늦자 직접 베이스로 슬라이딩해들어갔지만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사실 김선우의 베이스커버가 늦어 최준석으로서는 직접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이닝을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아쉬운 플레이가 아닐 수 없었다.
이후 김선우는 진갑용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해냈으나 포수 양의지가 볼을 뒤로 빠트려 스트라이크아웃낫아웃으로 출루시키는 불운까지 겪었고, 그 사이 3루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아 실점했다. 또 신명철 타석 때는 폭투를 범해 또 3루주자 박석민의 홈인을 허용했다.
이후 신명철마저 볼넷으로 내보낸 김선우는 이영욱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두들겨맞고 결국 성영훈으로 교체됐다. 3실점 중 김선우의 실점이 2점이었고, 나머지 1실점은 주자를 출루시키고 교체된 김성배의 실점이 됐으나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김선우는 불펜투수들의 휴식을 위해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투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책임감은 팀에게 해가 된 셈이다. 김선우로서는 아쉬움을 숨길 수가 없는 최악의 밤이었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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