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출항했던 조광래호가 1승1무1패로 올 시즌 A매치를 마쳤다. 휴식기를 갖는 조광래호는 내년 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대비를 위해 오는 12월 중순 다시 모인다.
출범 후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조광래호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최상의 조합을 찾는데 주력했다. 플랫3-플랫4를 혼용한 전술로 수비 불안 해소에 역점을 뒀고, 미드필드를 두껍게 구축해 힘겨루기에서 밀리지 않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3경기 2실점을 기록하며 수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해법을 찾은 듯했다. 조광래 감독도 12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0-0으로 마무리한 뒤 "희망적인 부분은 쉽게 실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조 감독이 추구했던 패스를 통한 상대의 압박 깨기는 다소 미흡했다.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식의 화려한 패스를 앞세워 상대를 무력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최상의 조합을 찾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9월 이란전에서는 기성용(셀틱)-윤빛가람(경남FC) 두 공격적인 미드필더 조합을 앞세워 상대의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에 대항했다. 그러나 이란이 전방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하면서 이들의 패스 길은 막혔다.
일본의 경우 화려한 짧은 패스로 체력을 앞세운 한국의 지역방어를 깨는데 집중했다. 골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전반 41분 혼다 케이스케(CSKA모스크바)가 크로스바 위를 살짝 넘기는 슈팅을 시도할 때 수비에서부터 시작된 5번의 패스가 한 차례도 끊기지 않았다. 한국의 압박이 시도되기 전 모든 동작이 한 박자씩 빨랐다.
때문에 공격의 물줄기가 돼야 했던 윤빛가람은 한계를 절감했고 신형민(포항 스틸러스), 조용형(알 라이안) 등과 함께 수비에 치중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미드필드에서 상대의 약점을 찌르는 패스가 나오지 않았고 공간을 내줌과 동시에 경기 주도권을 잃으며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다.
이상윤 MBC SPORTS+ 해설위원은 "볼 소유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공격 루트도 다양화되지 못했다. 허리 싸움에서 균형이 맞지 않았다"라며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그는 "짧은 패스에 의한 경기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 11명 모두 볼 소유가 돼야 한다"라며 "일본은 이미 (동료의 움직임을) 예측하며 볼을 전개했지만 한국은 패스가 이어진 뒤 플레이를 이어갔다"라고 볼을 부드럽게 다루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KBSN 스포츠 김대길 해설위원도 "수동적인 상황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라며 "능동적인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볼 소유 능력을 높여야 한다"라며 패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광래 감독은 경기를 복기하면서 "공격시 2선에서 침투하는 장면이 보이지 않아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하면서도 "미드필드 플레이와 전방 공격수의 움직임만 보완하면 더 무서운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격적인 볼 다루기를 통해 패스 성공률을 높였다면 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흔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볼 다루기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상대의 밀집 수비와 압박을 깨는 열쇠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일본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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