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즌이 시작하기 전 FC서울을 바라보는 축구팬들의 시선은 불안했다.
FC서울의 상징이자 에이스로 군림하던 '쌍용' 이청용(22, 볼턴)과 기성용(21, 셀틱)이 2009 시즌을 끝으로 떠났기 때문이다. 서울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만큼 쌍용은 절정의 기량을 자랑했다. 이런
쌍용의 공백. 서울은 팀의 중심 두 명을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서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넬로 빙가다 서울 감독이 새로 부임했을 당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쌍용'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관한 것이었다. 빙가다 감독의 대답은 쌍용의 화려함을 대신할 안정감이었다. 쌍용의 이적으로 화려했던 팀 색깔은 조금 잃어버렸지만 안정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선수들의 영입으로 더욱 강한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였다.
안정감을 위한 핵심적인 영입이 바로 골키퍼 김용대(31), 그리고 현영민(31), 최효진(27)이었다.
김용대는 2010년 성남에서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최고의 선방쇼를 펼쳤다. 총 34경기에 출전해 31실점을 기록했다. 서울이 K리그에서 가장 적은 실점을 하는 팀 중 하나가 된 데는 김용대의 활약이 그만큼 컸다.
오른쪽, 왼쪽 풀백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 현영민의 영입은 그 효과가 컸다. 경기력 측면의 이익 뿐만 아니라 베테랑으로서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현영민의 능력은 서울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현영민은 30경기에 출장해 1골5도움을 올렸다.
최효진은 단 한 시즌 만에 서울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2010년 포항에서 서울로 이적한 최효진은 폭발적인 활동량과 꾸준한 실력으로 서울의 비상을 이끌었다. 31경기에 나서 3골4도움을 올린 최효진. 서울에서의 활약으로 다시 국가대표팀에 선발됐고, 이제는 국가대표팀에서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는 최효진이다.
서울의 비상을 이끈 이적생에서 하대성(25)을 빼놓을 수 없다. 전북에서 서울로 이적한 하대성은 서울의 중원을 K리그 최강으로 끌어올렸다. 하대성은 결정적인 골도 넣으며 서울의 버팀목이 됐다. 30경기 출장에 8골3도움. 타 구단 감독들이 서울에서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하대성을 꼽는 이유다.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에 들어서도 서울의 대형선수 영입은 끝나지 않았다. 최고의 선수 영입으로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그 핵심이 바로 최태욱(29)이다. 최태욱은 올 시즌 후반기에 친정팀 서울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13경기에 나서 6골2도움이라는 폭발력을 선보였다.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결정적인 골들이 많았다. 최태욱의 합류로 서울은 더욱 높게 날 수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상징' 제파로프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윙어부터, 중앙 미드필더까지 전천후 미드필더로 뛴 제파로프는 감각적이고 날렵한 움직임으로 서울 팬들을 매료시켰고 상대를 무너뜨렸다. 15경기에 출전해 1골5도움을 올린 제파로프. 이제 서울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로 자리잡았다.
화려한 쌍용은 이제 없지만 안정적이고 노련한 선수들을 영입한 서울은 결국 정규리그 1위에 올라섰다. FC서울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K리그' 최종전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정조국 김치우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서울은 이 승리로 20승2무6패, 승점 62점으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쌍용도 해내지 못했던 소중한 결실이다. 서울의 이적생들은 쌍용의 공백을 120% 메웠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서울은 쌍용의 그리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적생들이 만든 새로운 색깔, 새로운 강렬함에 빠져들고 있다.
조이뉴스24 상암=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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