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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AG]홍명보호, 중국팬 일방적 상대팀 응원 '걱정거리'


중국의 홈 텃세를 넘었더니 이번에는 또 다른 적이 나타났다. 중국 관중들의 일방적인 상대팀 응원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19일 오후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치른 우즈베키스탄과의 남자 축구 8강전.

이날 경기에는 무려 5만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 중 현지 교민과 유학생을 비롯한 한국 응원단은 5백여 명 남짓. 나머지는 모두 중국 팬들이었다.

경기장 밖은 암표상과 구매자들이 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본부석 건너편 관중석의 입장권 암표 가격이 무려 2천 위안(한화 약 34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상가의 20배가 넘었다.

중국은 지난 15일 한국과의 16강전서 6만명에 가까운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고도 0-3으로 완패했다. 중국이 탈락한 마당에 한국-우즈베키스탄전을 굳이 보러 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통상 자국 팀이 나서지 않는 타국 팀끼리의 경기에 관중이 들어차지 않는 한국 사정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하지만, 중국 팬들은 자국 팀의 탈락과 관계없이 축구에 대한 관심으로 경기장을 많이 찾았다.

관중들은 파도타기 응원은 물론 화려한 개인기와 멋진 패스가 나올 때마다 소리를 지르며 즐거워했다. 중국 팬들도 잘 알고 있는 스타 박주영(AS모나코)이 볼이라도 잡으면 함성이 터져나왔다.

전반 2분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가 선제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이 일찌감치 앞서가자 중국 팬들의 응원은 우즈베키스탄 쪽으로 기울어졌다. 역습으로 한국의 골문을 향한 공격이 시도되면 우레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한국 선수단은 마치 중국과 경기를 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후반 26분 우즈베키스탄 샤로벡 카리모프의 동점골이 터진 뒤에는 응원의 강도가 더욱 세졌다. 파도타기가 쉼 없이 이어지면서 한국 선수들을 그라운드 바깥에서 흔들었다. 우즈베키스탄의 찬스 때는 '골'이라는 구호가 자동으로 터져나왔다. 완전히 우즈베키스탄의 홈 경기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중국의 축구 열기가 뜨겁다는 것은 충분히 알려진 사실이다. 대표적인 스포츠신문인 '체단주보(體壇周報)'만 해도 축구에만 5개의 지면을 할애할 정도다. 이날 한국 경기와 관련한 소식도 꽤 자세하게 보도했다. 그만큼 축구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경기장을 찾은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은 "많은 관중이 왔는데 오히려 우리에게 불리하다"라며 "결승까지 가면 관중 열기가 '적'이 될 것 같다"라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은 연장까지 간 끝에 박주영의 결승골과 김보경의 쐐기골이 터져나오며 3-1로 승리했다. 4강에 오른 한국은 금메달까지 이제 두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 상대팀과 함께 중국 관중들과도 싸워나가야 할 듯하다.

조이뉴스24 광저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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