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수원 삼성은 이를 악물었다. 지난 1일 일찌감치 경기도 화성 클럽하우스에 모여 내년 시즌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FA컵 우승을 했지만 정규리그 7위에 머물렀던 기억을 지우기 위해 구슬땀을 쏟고 있다.
특히 라이벌격인 FC서울의 통합우승은 큰 자극제다. 가만히 떠올리기만 해도 주먹이 불끈 쥐어지고 내년에 대한 각오가 다져질 정도다.
그래도 마냥 훈련만 할 수는 없는 일. 윤성효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은 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창원 LG의 농구 경기를 관람했다. 같은 스포츠단 계열로 홈 8연승을 질주하던 2위 서울 삼성의 응원을 위해 들른 것.
VIP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윤성효 감독은 멋진 장면이 나올 때마다 손뼉을 쳤다. 선수 영입과 이적, 훈련 등으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지만 잠시 모든 고민을 잊고 관람에 열중했다.
경기 중 만난 윤 감독의 얼굴에는 손톱보다 작은 반창고들이 붙어 있었다. 선수단 개편에 대한 고생스러움인가 했더니 얼굴에 있는 점을 뺐다고 했다.
특유의 웃음을 보이던 윤 감독은 "FC서울의 우승을 축하한다"라며 쿨한 태도를 보인 뒤 농구 예찬론을 펼쳤다. 그는 "농구는 축구와 얼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상대를 등지는 플레이나 적절한 몸싸움 등이 그렇다"라며 뭔가를 찾으려는 듯 주의 깊게 관찰했다.
특히 삼성 농구단의 외국인 선수 애론 헤인즈가 한 눈에 들어왔던 모양이다. 윤 감독은 "여러 가지로 잘하네요"라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다재다능한 헤인즈같은 외국인 선수가 필요한 윤 감독은 경기 내내 그를 집중 관찰했다.
수원은 올 시즌 팀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를 모두 집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일본인 공격수 다카하라는 시미즈 S펄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주닝요와 호세모따 등과도 이별했다.
최근에는 '통곡의 벽'으로 수원의 2008년 우승을 이끌었던 마토 영입에 공을 들이고 리웨이펑을 돌려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수원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운재의 거취에 대한 소문도 무성하다.
윤 감독은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는 일이다"라고 아리송한 대답을 한 뒤 "우리는 신경도 안 쓰는데 에이전트들이 먼저 말을 꺼내서 일을 크게 벌리는 경우가 많다"고 자신이 구상하는 것과 달리 소문을 내는 에이전트들에 대한 아쉬움을 진하게 표현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윤 감독은 "신중히 생각중이다. 1월 FA 시장이 열리면 뭔가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라며 두루두루 조용히 관찰하고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조이뉴스24 /잠실=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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