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저씨'가 개봉된지 약 5개월. 김성오는 10대들에게서 '아저씨 후폭풍'을 이제서야 느끼고 있다. 19세 관람가 때문에 보지 못했던 청소년들이 다운로드 사이트나 DVD 등을 통해 이제서야 '아저씨'를 접하고 김성오에게 큰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것.
"수능 끝나고 고3 학교에서도 '아저씨'를 많이 봤대요. 후폭풍이 세던데요(웃음). 청소년들은 과감하고 직설적이라 피부로 느끼는 게 더 커요. 극장에서 상영할 때보다 DVD 풀리고 나서 더 많이 알아봐주시는 것 같아요. 제가 영화에서 선보인 키스신 충격이 셌나봐요. 10대 팬분이 '야한 거 찾아서 보내드릴게요'라고 하시는거 있죠(웃음)."
연극배우 출신인 김성오는 현재 SBS 공채 탤런트다. 왜 연극 배우가 공채 시험을 보게 됐을까. 김성오는 "당시에 공연도 없었고 영화 오디션도 없어서 놀 때였다"며 "놀면 뭐하나 싶어서 큰 의미 없이 시험을 봤는데 1, 2차에 덜컥 붙었다. 욕심이 생겨서 준비를 많이 했고 결국 공채 시험에 합격하게 됐다"고 말했다.
첫 영화였던 '긴급조치 19호'부터 이름을 알린 '아저씨' 캐스팅 바로 전까지 김성오는 연기생활을 하면서도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렸다. 커피숍 아르바이트부터 호프집 서빙, 레스토랑, 뷔페, 폭죽 판매, 찹쌀떡, 건설현장 조경작업까지 안해 본 일이 없다.
힘들고 고된 세월을 거쳐 '김성오' 이름 석 자 알리기까지 그는 눈물겨운 세월을 보냈을 터다. 그러나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면서도 김성오는 참 밝고 유쾌하다. 긍정적 에너지는 지금의 그를 만들어 준 원천이다.
영화 '아저씨' 얘기를 나누다 불현듯 영화 속 종석의 패션이 떠오른다.
"사실 트레이닝패션의 원조는 주원이가 아니라 '아저씨'의 종석이죠. 사실 전 주원이의 이태리 한 땀 한 땀 트레이닝복은 절대 안 살 거에요(웃음). 종석이가 입은 트레이닝복 예쁘지 않나요? 처음에는 종석이 캐릭터에 맞춰 제작도 했었는데, 나중에는 그냥 시중에 나와있는 옷으로 입었어요."
이후 맡고 싶은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김성오의 표정은 자못 진지해진다. "사람들은 늘 외모로 그 사람의 내면을 판단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내면과 외면이 다르다. 활동하는 공간에서는 대외적으로 이런 이미지지만, 내면에서는 정반대의 캐릭터일 수도 있다"고 말한 김성오는 "사람이 만든 이미지가 창작의 영역을 좁혀가는 것 같다"며 "인간의 다중성에 대해 내밀하게 연기해보고 싶다"고 연기 욕심을 내비쳤다.
'시크릿가든' 김비서로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지금, 김성오는 누구보다 행복하다. "진짜 내 작품이라는 주인의식이 생긴다"는 김성오는 "기분도 좋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비서, 차부철, 종석이처럼 극중 이름을 불러줄 때가 김성오는 가장 기분이 좋다고.
"배우 김성오보다는 영화 속, 혹은 드라마 속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요. 인간 김성오로서의 삶은 따로 가져가고 싶거든요. 작품 속 인물로 기억해주는게 가장 고맙죠. 모든 배우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작품 안에서 살아숨쉬는 역할로 남고 싶어요."
김성오의 휴대전화 한 켠을 늘 장식하고 있는 글귀가 있다. '견딜 수 있기 때문에'다.
김성오는 "신은 견딜 수 있는 자에게 아픔을 준다는 말이 있듯이 나에게 닥치는 시련은 나에게 주어지는 행복이라고 생각했다"며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은 만큼 2011년에는 더욱 좋은 작품에 출연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차가운 장기밀매업자에서 사채업자, 그리고 귀여운 비서까지, 맡은 역할마다 180도 다른 팔색조 매력을 뽐내는 배우 김성오의 또다른 변신은 2011년에도 계속된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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