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이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완벽한 경기력과 승리를 만들어냈다.
조광래호가 2011 아시안컵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11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의 두 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거뒀다.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좌우 날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원톱 지동원(전남 드래곤즈)을 지원하며 공격적으로 바레인을 압박했다.
바레인은 촘촘한 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막는데 급급했다. 전반 30분이 지날 때까지 제대로 된 슈팅을 하지 못할 정도로 바레인은 수세적이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에는 지동원 아래 배치된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과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셀틱)-이용래(수원 삼성)의 물샐 틈 없는 호흡과 움직임이 있어 가능했다.
이날 구자철은 공격에 매진하면서도 종종 수비진영으로 내려와 볼을 차단하는데 집중했다. 소속팀 제주 유나이티드나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공수를 조율하는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했던 구자철은 강력한 공격력으로 바레인 수비 공간을 파괴하는데 앞장섰다.
구자철의 움직임에 시선을 뺏긴 바레인 수비진은 간격이 벌어졌고 한국의 패스를 구경하느라 바빴다. 그 결과 전반 40분 기성용의 스루패스를 받은 구자철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후반에도 구자철의 움직임을 놓친 바레인은 7분 추가골을 허용했다. 차두리의 강력한 슈팅이 골키퍼에 맞고 나오자 어느새 골문 앞에 들어가 있던 구자철이 수비보다 먼저 움직여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전방에서 구자철이 수비를 흔드는 사이 기성용은 공수를 편안하게 조율했다. 패스의 강약을 조절하며 경기를 운영했고 파트너 이용래는 공중볼 차단이나 패스 자르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기성용과 이용래는 각각 10.59km와 10.42km를 뛰며 승리에 보이지 않게 공헌했다. 둘은 '산소 탱크' 박지성(10.09km)보다 훨씬 많이 이동했다.
경기 뒤 조광래 감독은 "자기 포지션에 머무르지 않고 로테이션으로 움직이며 패싱 게임을 주문했는데 좋은 경기를 했다"라며 이들 미드필드진의 환상적인 호흡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구자철은 기대 이상이었다. 기성용은 균형을 잡아줬고 이용래는 다소 긴장했지만 수비에서 제 몫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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