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18일(한국시간) 인도와 '2011 아시안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4-1 승리로 장식한 뒤 기자회견에서 경기를 복기하면서 가장 아쉬운 장면으로 페널티킥 허용으로 인한 실점을 꼽았다.
한국은 2-0으로 앞서있던 전반 12분 중앙 수비수 곽태휘(교토 상가)가 인도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수닐 체트리에게 손을 사용하는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체트리가 깔끔하게 골을 넣으면서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 연속 실점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곽태휘가 파울을 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끝냈다면(4-0 승리시) 다득점으로 호주를 밀어내고 조1위로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그렇게 됐다면 난적 이란을 피해 D조 2위와 다소 수월하게 8갈전을 치를 수 있었다.
조광래 감독은 "곽태휘가 좀 더 침착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너무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게 안타깝다"라고 애정이 어린 질책을 쏟아냈다.
묘하게도 곽태휘는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도 몸싸움을 벌이다 파울을 저질러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당시는 주심의 판정이 오심에 가까웠다는 여론에 묻혀 넘어갔지만 인도전에서의 페널티킥 허용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대한축구협회 한 기술위원은 "곽태휘의 수비력은 여러 차례 확인이 됐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상대와의 경합 과정에서 등지는 플레이를 즐기다 보니 과도한 동작이 나오는 경우가 잦은 편"이라며 수비에서 장, 단점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곽태휘는 185cm의 장신이지만 빠른 스피드를 갖췄고 높은 점프력에 의한 공중볼 처리 능력에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대회 직전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중 치른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공중볼 처리 도중 왼쪽 무릎 내측인대 부분파열이라는 부상으로 낙마했다. 역동적인 수비력은 좋지만 늘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었다.
곽태휘는 이정수(알 사드), 황재원(수원 삼성), 조용형(알 라얀),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 등과 치열한 포지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달리 보면 대표팀에서의 치열한 내부 경쟁이 의욕 과잉이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몸싸움 때 손을 사용하는 등 습관적인 나쁜 수비 방법은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인도전 후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곽태휘는 "열심히 노력하려고 했지만 너무 의욕적으로 뛰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라고 편치 않은 속마음을 표현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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