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조승수는 요즘 체중계에만 올라가면 뿌듯하다. 그토록 원했던 증량이 예상대로 이뤄지고 있는 덕이다. 체중 얘기만 나오면 인상을 구겼던 그가 요즘에는 환한 웃음을 보이고 있다.
1990년생 조승수는 수유초-신일중-신일고를 졸업하고 2009년 두산에 입단한 우완투수다. 특히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후 "살을 찌워라"는 김경문 감독의 특명을 받아 선수단 내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이어트가 대세인 상황에서 조승수는 공에 힘을 싣기 위해 오히려 몸무게를 늘려야 했다.
실제로 조승수는 191cm라는 큰 신장에 비해 체중이 실제 70kg 정도(프로필상으로는 73kg)에 그쳤다. 겉으로 보기에도 비쩍 말라 '전봇대'처럼 보인다는 농담까지 들었다.
문제는 살이 좀처럼 붙지않는 체질이라는 것. 조승수는 그 동안 체중을 늘리기 위해 별의별 방법을 써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배가 터지도록 밥을 먹고, 또 단백질보충제까지 억지로 삼켰다. 하지만 딱히 변화는 없었고, 함께 증량에 힘을 쏟은 장민익이 20kg 이상 체중을 늘린 모습을 그저 부러운 눈길로 바라봐야 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조승수는 증량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주위에서 조승수에게 끊임없이 증량과 관련해 질문하면서 조승수는 몸무게 얘기만 나오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조승수는 증량을 포기했다.
하지만 마음을 비워서일까, 오히려 그 때부터 조승수의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스프링캠프 한 달 동안 무려 8kg이 불었다. 스스로도 신기할 지경이다. 조승수는 달라진 몸을 보며 요즘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조승수는 "캠프에 와서만 8kg정도 체중이 늘었다. 신기하다"며 "사실 그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증량을 포기하고 마음 편하게 잘 먹고 보충제도 먹고 했는데 어느새 이렇게 됐다"고 웃었다.
벌써부터 증량의 효과를 보고 있다. 조승수는 "실전에서는 아직 잘 모르겠는데, 불펜피칭을 할 때는 확실히 볼에 힘이 붙었다고 느껴진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아직까지 증량을 완료한 것은 아니다. 체중이 늘었다고는 해도 아직 80kg이 채 되지 않는다. 조승수는 "이번 캠프 때는 80kg까지 만드는게 목표다. 이후에도 증량을 계속할 생각이다. 85kg이 되든 90kg이 되든 계속 해야 한다"고 전했다.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조승수는 혹독한 미야자키 전지훈련도 즐겁기만 하다.
조이뉴스24 미야자키(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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