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스라소니'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수원 삼성 윤성효(49)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모 가꾸기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얼굴에 점을 뺀 것은 기본. 구단의 공식 행사에는 머리에 스프레이나 왁스, 무스 등을 바르는 등 힘을 주고 나선다. 얼굴에는 선크림이나 화장품을 발라 부드러운 이미지 연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가슴골이 살짝(?) 드러난 화보까지 찍었다.
윤 감독이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지난해부터 수원이 관중을 모으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블루랄라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한 것. 구단이 마케팅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실질적으로는 그라운드의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가 멋있게 보이고 눈길을 끌어야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팀 내에서 감독의 미디어 노출이 가장 많은 많다는 것도 고려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화성시 수원 삼성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윤 감독은 "구단의 정책을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 아닌가. 그동안은 조금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라며 팬 친화적 구단으로의 정착에 어떤 형태로든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성 중심의 K리그에서 탈피해 팬층을 다변화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수원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여자 화장실에 파우더룸을 설치하고 화장품을 비치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2일 울산 현대와의 홈경기에서는 여성 무료입장과 추첨을 통해 마스코트 아길레온과 페널티킥 겨루기 이벤트를 펼치는 등 전략적으로 나선다.
윤성효 감독은 "과거에는 집안의 모든 일을 아버지(남성)가 결정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많이 줄어들었다"라며 여성의 힘을 강조했다. 아들의 연봉은 몰라도 사위의 연봉은 안다는 말처럼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향상된 여성에 대해 관심과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윤 감독의 스타일 변화에 염기훈은 "여러 지도자를 거쳤지만 화장을 하는 등 자신을 가꾸는 분은 처음 봤다. 외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분들을 생각하면 놀랍다"라며 "선수들에게는 별 지시가 없지만 뭔가 꾸며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든다"라며 웃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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