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박종훈 LG 감독이 헛웃음을 짓는다. 용병 투수 레다메스 리즈를 보면서다. 등판 때마다 사령탑을 혼돈(?) 속에 몰아넣고 있는 탓이다.
리즈는 지난 5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3실점(3자책)을 기록하면서 팀의 12-4 대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충분한 활약이다.
그런데 결과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지만 과정이 애매했다. 7안타 4사사구(3볼넷)를 허용하며 매 이닝마다 진땀을 흘렸다. 꾸역꾸역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대등하게 경기를 이끌어갔지만 이를 지켜보는 박종훈 감독으로서는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었다.
시즌 개막 후 리즈는 퀄리티스타트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총 7경기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하면서 LG 마운드의 핵심 선발요원 중 한 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7경기 중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한 것이 5차례나 된다. 나머지 2경기(4월 19일 SK전 6.2이닝 4자책점/4월 24일 KIA전 6.1이닝 4자책점) 역시 엇비슷한 수준의 피칭을 선보이면서 만족할 만한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평균자책점 4.36'(퀄리티스타트시 4.50)에서 알 수 있듯 리즈는 등판할 때마다 퀄리티스타트 수준의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항상 안내줘도 될 점수를 내주는 등 꼬박 '3실점'을 맞추는 듯한 피칭을 해 박 감독을 비롯한 LG 프런트를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박종훈 감독은 "어제(5일)는 지금까지 중 가장 안좋았다. 구속도 빠르지 않았고, 제구도 좋지 않았다. 변화구도 밋밋했다"고 먼저 전날 두산전 리즈의 피칭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역시 결과적으로 퀄리티스타트라는 성적표를 거머쥔 점을 두고 "그렇게 나쁜 컨디션이었는데 이번에도 결과만 보면 또 제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할 수도 없고 지적할 수도 없는 애매한 상황을 피력했다.
LG 구단 관계자 역시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에게 정말 좋은 투수다. 이렇게 꾸준하게 등판해 퀄리티스타트를 찍어주는 투수가 얼마나 좋으냐"고 웃음을 지으면서도 "그런데 또 경기 내용을 보면 잘했다고 평가하기도 애매하다"고 리즈에 대해 물음표를 떼지 못했다.
160km를 뿌릴 수 있는 광속구 투수로 리즈는 LG 입단 후 야구팬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변화구 제구 능력은 차치하더라도 경기운용 능력에서 분명 다른 용병 투수들에 비해 뒤처질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리즈는 어떻게든 퀄리티스타트 수준의 기록을 맞춰나가면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리즈의 피칭스타일과 그 결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박종훈 감독과 LG 프런트는 종잡을 수 없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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