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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가수' 신승훈, 가요계 위대한 멘토를 꿈꾸다(인터뷰①)


[이미영기자] 1990년 11월 1일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했던 20대 청년 신승훈은 20년 간 역사를 써내려왔다.

1집부터 8집까지 100만장을 훌쩍 넘기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총 1700만장을 넘어섰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상의 기록보다 더 주목할 만것은 그가 20년 동안 쉬지 않고 노래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줄곧 정상의 자리에서.

신승훈은 현재 데뷔 20주년을 맞아 전국 투어 공연을 진행중이다. '마이 웨이'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면, 어김없이 기립 박수가 터져나온다. 그의 노래가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울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담고 있다. 데뷔 20년, 여전히 관객과 눈을 맞추고 있는 것은 팬들에게도 그렇지만 신승훈 본인에게도 기적이고 감동이다.

"20주년이 올 줄 몰랐어요. 10주년 때만 해도 제가 20주년이 되면 작은 소극장 공연에서 그냥 내 팬들만 모아놓고 노래하고 있을 줄 알았죠. 우리나라 가수들은 극소수만 빼놓고는 데뷔 20주년 이상의 가수들이 자신들의 측근들과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나는 여전히 전국투어 공연을 하고 있고, 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신승훈은 '과거의 화려한 영광'에 얽매이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 가수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주년은 내게 정거장 같은 의미이며, 지금도 여전히 바쁘다"고 말했다. 사실이다. "지금 안 하면 오랫동안 못할 것 같았다"는 전국 투어를 진행했고, 11년 만에 다시 서는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준비 중이다. MBC '위대한 탄생'의 멘토로도 활약중이며, 11집 앨범에 대한 구상으로도 머리가 꽉 차 있다.

비슷한 연차의 가수들이 트렌드에 밀리는 것이 두려워 혹은 과거의 명성을 재현하지 못할까봐 오랜 공백기를 갖는 것과 달리 신승훈은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고 싶은 것은 해야하기 때문"이다.

"혹여 앨범을 계속 내는 것이 더 안 좋아질지도 몰라도 멈추고 싶지 않아요. 20년 동안 한 번도 쉰 적이 없었어요. 잊을 만 하면 나타났죠. 사람 몸 속에 독소가 쌓이면 안 좋아지는 것처럼 노래를 안 하면 저는 다른 것을 못 해요. 하고 싶은 노래는 계속 해야 해요. 그게 계속 활동을 하고 있는 이유예요."

데뷔 후 줄곧 음악만을 달려온 그는, 그래서 '신비주의'라는 말을 들을만큼 한발짝 떨어져있었다. 방송 활동도 멀리했고, 후배들에게 곡을 준 적도 없을 만큼 철저히 '가수 신승훈'으로만 살아왔다. 그런 신승훈에게 변화가 생겼다. '위대한 탄생' 멘토로 출연하며 방송 활동도 했고, 가요계 후배들에게 진짜 멘토가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위대한 탄생'에서 제가 멘토가 되긴 했지만, 사실 멘토의 역할은 굳이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그 자리에 있어주는 거예요. 제 멘토인 조용필 선배가 제게 무언가를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여전히 노래하고 잠실 주경기장에서 노래하며 길을 제시해주는 것처럼 저도 그러고 싶어요. 어느새 노래를 20년 하면서 가요계 중견 가수 이상이 됐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겼어요. 노래로 감동을 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역할도 중요하다고 새삼 느끼고 있어요."

'위대한 탄생' 출연도 의미가 깊다. 셰인이 부른 '나비효과'나 조형우의 '라디오를 켜봐요' 황지환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이런 노래가 있는 줄 몰랐다' '이제서야 이런 노래를 알게 됐다'는 댓글이 달렸다. 신승훈은 "그동안 대중과 멀어져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탄'의 가장 큰 성과는 대중과의 소통이죠. 예능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내 아집이 무너진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지금까지 숱한 명곡을 탄생시킨 신승훈은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많다. 11년 만에 다시 서는 세종문화회관 공연은 신승훈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키는 공연이다. 20년 가수 인생을 채운 전곡을 오케스트라에 맞춰 발라드부터 댄스곡까지, 또 오프닝부터 클로징까지 전 무대를 가득 채울 예정이다.

신승훈은 아예 3월부터 두 달간 오케스트라 단원을 직접 모집해 이번 공연을 위한 맞춤형 50인조 오케스트라를 직접 꾸리기도 했다. 늘 꿈꿔왔던 '신승훈 심포니'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그간 무대에 게스트를 한 번도 올린 적 없던 신승훈은 셰인과 황지환, 조형우 등 멘티들도 무대에 직접 세울 예정. "멘티들 중 누군가가 TOP3에 올라가면 공연에 세우겠다고 한 약속이 정말 실현됐다"고 웃었다. 대중과의 소통 뿐만 아니라 제자들과의 소통도 조심스레 시작한 것.

"'국민가수'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라는 신승훈은 음악이라는 대전제 안에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달려간다. 신승훈은 그것만으로 가요계의 '위대한 멘토'가 되기 위한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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