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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경기 무승 수원, 잃어버린 '수원다움'을 찾아서


[이성필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서 3승3무(12득점 3실점)를 기록한 수원 삼성은 H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수원은 정작 K리그에서는 최근 4경기 무승(1무3패)으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무승 행진을 하는 동안 수원은 3골을 넣고 6골을 허용했다. 같은 기간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서는 7득점을 해내며 위력적인 공격력을 과시했다. 토너먼트에서는 강자지만 긴 호흡의 정규리그에서는 약세를 드러내는 모양새다.

수원이 승리 맛을 못본 정규리그 4경기 상대는 경남FC, 상주 상무, 전남 드래곤즈, 성남 일화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비교적 한 수 아래의 팀들이었다. 이들을 상대로 무려 63개의 슈팅을 난사해 30개를 골문 안쪽으로 보냈지만 얻어낸 골은 3골뿐, 비효율의 극치를 보여줬다.

반면, 똑같이 챔피언스리그에 나서고 있는 전북 현대의 경우 대구FC, 인천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39개의 슈팅을 시도해 26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정확도 높은 축구를 구사했고 11골이나 터뜨렸다.

수원이 빈공에 허덕이는 부분에 대해 윤성효 감독은 심리적인 문제를 꼽았다. 윤 감독은 19일 경기도 화성의 구단 클럽하우스에 열린 K리그 11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 미디어데이에서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찬스에서 득점하지 못하면서 선수들의 부담이 커졌다"라고 말했다. 골을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너무나 크다는 뜻이다.

공격 축구를 지향하고 있는 윤 감독은 선수들의 과도한 움직임이 결국은 부상으로 이어지면서 전력 손실을 가져온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수원은 발목이 안좋은 알렉산데르 게인리히 외에도 이현진, 베르손, 하태균 등 공격수들이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수원의 한 코치는 "골을 넣기 위해 편안하게 움직여도 되는 상황에서 어렵게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수원은 팬들의 응원이 워낙 강하다 보니 선수들이 보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은데 자칫 부상당할 우려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K리그 4회 우승 등 신흥 명문으로서 모든 축구선수들이 선망하는 팀이라는 부담감도 수원의 부진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소재다. 고액의 연봉을 받고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뒤 안도감과 자만감에 빠져 기량이 정체될 위험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 수원은 무승을 하는 동안 선수들이 땅을 보고 걷거나 한숨을 쉬고 동료를 탓하는 등 약팀들이 보여주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원 관계자는 "과거의 수원을 보면 이길 경기는 확실하게 잡는다. 무승부나 패할 것 같은 경기도 역전 승리로 연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절대로 지지 않는다는 믿음과 수원다움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미드필더 이용래는 "경기에 나서기 전에는 선수들을 지켜보면 자신감이 넘치지만 막상 안 풀리면 걱정이 가득하다. 나태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서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라며 몸값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극복하며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각종 대회를 치르는 만큼 체계적인 몸 관리도 중요하다. 지난해 경남에서 이적해와 챔피언스리그를 처음 경험하는 이용래는 "해외 원정 등을 경험하니 정말 힘들다. 팀플레이를 위해 개인 운동을 충실히 하는 등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라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수원의 이번 주말 11라운드 상대는 최근 4경기 무패(3승1무)를 달리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 최근 성적은 대조적이지만, 수원은 지난 2006년 6월부터 부산을 만나서는 무려 15경기 연속 무패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수원이 '수원다움'으로 부산을 압도하고 모처럼 승리의 단맛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이뉴스24 화성=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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