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승엽(오릭스)이 '아시아의 거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시즌 2호포를 포함해 4안타 맹폭으로 실로 오랜만에 자존심을 세웠다.
이승엽은 18일 나고야돔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원정경기서 6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4타수 4안타(1홈런/2루타 1개)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4-0 승리를 견인했다. 선제 결승포와 쐐기 결승타까지, 이승엽의 방망이가 모두 해결했다.
시즌 개막 후 이승엽은 좀처럼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타격부진에 빠져 힘겨운 날을 보냈다. 최근 들어서도 타격감을 살리지 못하고 대타로 출장하는 등 지난 8일 야쿠르트전 3번째 타석에서 친 2루타를 끝으로 지난 경기(15일 요코하마전/16일, 17일 경기없음)까지 5경기 13타석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전성기의 모습을 재현했다. 개막 후 가슴에 쌓인 한을 풀어내듯 이승엽은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하더니 홈런과 2루타까지 뽑아내면서 후반까지 용병 타자로서 자존심을 세웠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14타석만에 안타를 쳐 긴 침묵에서 벗어난 이승엽은 4회초 1사 후 나선 두번째 타석에서 주니치 선발 넬슨의 5구째 한가운데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개막 이튿날 경기인 4월 13일 시즌 첫 안타를 홈런포(스리런)로 신고한 후 무려 66일만에 맛본 짜릿한 홈런 맛이다.
살아난 타격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선 세번째 타석에서도 이승엽은 바뀐 투수 소토를 상대로 깔끔한 좌전 라이너성 안타를 뽑아내면서 출루했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지만, 살아난 감각을 확인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에도 이승엽의 달궈진 방망이는 또 폭발했다. 1사 1, 3루 기회서 맞은 마지막 타석에서 이승엽은 네번째 투수 스즈키의 8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큼지막한 우익수 방면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2-0에서 3-0으로 안정권에 접어드는 영양가 만점의 적시타였다. 제 역할을 100% 이상 수행해낸 이승엽은 대주자 모리야마로 교체됐고, 오릭스는 이후에도 1점을 보태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4타수 4안타 완벽한 성적이다. 개막 후 출전 37경기 만에 세번째 멀티히트와 동시에 시즌 첫 4안타를 기록한 이승엽은 이날만큼은 그간의 수모를 모조리 날려버렸다. 이승엽의 시즌 타율도 1할5푼8리에서 1할8푼9리(111타수 21안타)로 올라 2할대 타율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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