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젊음'이 '노련미'를 꺾었다. 현역 '여왕'이 추억의 '전설'에 완승을 거뒀다.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대한민국의 평창이 결정됐다.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합해진 결과였지만 그 중에서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홍보대사로 세계를 누볐던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의 노력이 찬란하게 빛난 유치전이었다.
김연아는 쇼트트랙을 제외하면 동계올림픽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에서 대중적이지 않았던 피겨를 선택했다. 그리고 온갖 어려움을 극복해나간 김연아의 성장 과정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했다.
뮌헨은 현재 피겨여왕으로 군림하는 김연아를 견제하기 위해 '피겨의 전설' 카타리나 비트(46)를 이번 유치전에서 전면에 내세웠다. 비트는 김연아가 태어나기도 전 올림픽에서 두 차례나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은 대스타였다.
거장이자 대선배를 상대한 김연아는 신선함을 앞세워 뮌헨을 무너뜨렸다. 비트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화려한 의상에 이성적인 언어로 IOC 위원들 설득을 시도하며 강철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정치력을 앞세워 IOC 위원들과의 친분을 자랑하는 등 유럽세를 뭉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카리스마라면 뒤지지 않는 김연아는 해맑은 미소까지 보태 꿈을 노래하며 IOC위원들을 녹였다. 유창한 영어와 손짓, 표정은 빙판에서 보여준 연기 못지않게 예술이었다. 어디를 가나 인기 만점이었다.
김연아는 지난 4일 남아공 일간지 '데일리 뉴스'에 기고문을 실어 한국의 동계올림픽 꿈을 풀어내는 등 힘을 쏟았다. 트위터에는 '2018년 결정이 이번 수요일! @2018 PyeongChang(평창 유치위 트위터)를 팔로우 해주세요!!'라며 전 세계 팬들에게 응원을 유도했다.
카타리나 비트를 피겨 선수들의 롤 모델로 여기며 꿈을 키우고 성장했던 김연아는 젊음으로 맞선 평창의 코드를 확실하게 부각시키며 전설을 넘어섰다. '새로운 지평'이 김연아의 신선함을 통해 평창 유치의 확실한 명분임을 알렸다.
'신ㆍ구 피겨 여왕'의 겨루기가 김연아로 기울어지자 다급해진 뮌헨은 독일 축구영웅 프란츠 베켄바워를 긴급 수혈까지 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그러나 김연아를 이길 수는 없었다. 현재, 그리고 미래 권력이 과거 권력을 가볍게 제압한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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