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이 초조한 상황에 처했다. 내리 2패다. 그것도 직접적으로 순위싸움을 벌이고 있는 맞상대 롯데에게 이틀 연속 쓴맛을 봤다.
두산은 지난 5일~6일 홈으로 롯데를 불러들여 4강 추격의 기세를 절정으로 끌어올리려 했지만, 오히려 타선 침체로 잇달아 패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5일에는 선발 이용찬의 6이닝 4실점 피칭 속에 7안타 빈타에 허덕이며 2-6으로 패했다. 6일 경기 역시 선발 페르난도가 5.2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지만 타선이 또 6안타로 부진하면서 무너졌다. 최근 2경기서 두산은 급작스럽게 타선이 침묵하면서 롯데에게 덜미를 잡힌 셈이다.
그 결과 두산은 열흘 만에 다시 롯데에게 5위 자리를 내주고 6위로 주저앉았다. 다행스럽게 이날 7위 한화가 LG에게 패한 것이 위안거리. 만에 하나 한화가 승리했다면 두산은 반게임 차까지 쫓기면서 한순간에 7위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뻔했다.
롯데와의 3연전 돌입 전까지 두산은 태풍과 장맛비 속에 띄엄띄엄 1승씩을 챙기면서 5연승까지 내달렸다. 그 과정 속에서 5위까지 치고 올라섰고, 4위 LG에 3.5게임 차까지 따라붙기도 했다.
와중에 롯데를 만난 두산으로서는 단숨에 '추격자'를 떨어뜨리고 치고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6월 8승 14패로 부진했고, 7월 들어서도 삼성과 1승 1패를 나눠가지면서 근근히 버텨온 롯데인만큼 상승세를 탄 두산의 기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정작 두산은 무기력하게 두 경기를 내줬다. 딱히 반격의 긴장감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사실상 완패를 당했다.
김광수 감독대행은 5일 패배로 연승이 끊긴 후 침묵했다. 투타에서 모두 밀려 패한 탓에 딱히 할 말도 없었고, 조용히 그라운드만 응시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연승을 마감한 1패였지만,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왔다.
김 감독대행은 취재진 앞에서 공식적으로 올 시즌 목표를 밝히지 않는다. 굳이 물어봐도 그는 "목표를 정하면 선수들도 부담이 된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면 오히려 안좋다"며 "말하지 않아도 최종 목표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매경기에 충실해야 한다"고 답할 뿐이다. 결국 최종 목표는 우승,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4강 진입이 우선적인 목표인 것이다.
하지만 롯데에게 당한 2연패는 의외로 큰 후유증을 낳을 수 있는 상황이다. 당장 7일 경기가 우천예보로 치를 수 있을 지 불투명하고, 주말 3연전 상대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삼성(대구)이다. 또 다음 주중 3연전 상대는 2인자 KIA(광주)다. 줄줄이 상대해야 하는 팀들이 1, 2위로 두산으로서는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7월도 중순으로 접어드는 시점이다. 4강의 마지막 한 자리를 노리는 두산으로서는 여기서 밀리면 사실상 가을야구는 물건너 갈 수 있다.
롯데에게 연패한 후 삼성과 KIA를 만나는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의 속이 편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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