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이 결국 6위 자리마저도 빼앗겼다. 혹시나 했던 기대감 속에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던 팬들로서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다. 올 시즌 두산은 이렇게 몰락하는 중이다.
두산은 24일 문학 SK전에서 1-4로 뒤지던 9회초 3점을 뽑아내 동점상황까지 만들어냈지만, 9회말 구원등판한 이현승이 조동화에게 끝내기 스퀴즈번트를 허용하면서 허탈하게 패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막판 추격전 끝 분패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두산은 잇따른 득점기회서 후속타 불발로 인해 답답한 공격을 펼치다 자멸했다고 봐야 한다.
아쉬운 점은 앞선 23일 SK전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화력의 힘으로 8-2 대승을 거두며 일궈낸 분위기 반전을 상승세로 연결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경기서 선발 김선우가 7이닝 2실점으로 3년 연속 선발 10승 고지를 밟으면서 오랜만에 투타의 조화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기세를 이어가보려 했으나 또 다시 산발타로 인해 주저앉았다.
두산 화력의 상승세가 오래가지를 않는다. '하루살이'나 다름없다. 물론 최근 들어 양의지와 김현수가 살아나면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팀 승리를 이끌기에는 소수의 활약으로는 부족하다.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인 공격력이 크게 약화됐고,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집중력이라도 필요한데, 이마저도 여의치않은 형편인 것이다.
그 결과 돌아온 현실은 갑갑하기만 하다. 24일 경기 패배로 두산은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져 한화에게 6위 자리를 내주고 한 계단 미끄러졌다. 6월22일 경기가 우천취소돼 휴식을 취하면서 한화가 삼성에게 패해 어부지리로 6위 자리로 올라선 후 63일만에 다시 7위로 내려앉은 셈이다.
문제는 치고 올라갈 틈이 안보인다는 점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제쳐야 할 4위 롯데는 무서운 상승세로 2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승차는 무려 9게임이나 차이가 난다. 아무리 잔여경기(36경기)가 가장 많이 남은 두산이라고 해도 이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4강 입성의 꿈은 포기하더라도 이 상황이라면, 꼴찌 추락까지 걱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8위 넥센과의 승차는 4게임. 넥센의 잔여경기 역시 두산과 마찬가지로 36경기로 가장 많고 최근 LG를 잇달아 잡아내면서 승률도 4할대로 올라섰다. 어느새 두산에게는 넥센이 머나먼 아래에 있는 팀이 아니라는 말이다.
두산은 6월13일 김경문 감독의 자진 사퇴 후 이튿날인 14일부터 김광수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꾸려왔다. 감독대행 체제로 거둔 성적은 19승 21패.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고 보기는 부족한 결과다.
시즌 전만 해도 우승후보로 손꼽힌 두산이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더니 이제 최하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까지 몰렸다. 한 시즌만에 추락의 끝을 경험하고 있는 두산에게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