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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자들이여, 송신영을 쉬게 하라


[정명의기자] LG의 새로운 '수호신' 송신영이 지친 듯한 모습이다. 아니 지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송신영은 4일 잠실 롯데전서 3-1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6세이브째를 거뒀다. 무실점 세이브를 따내긴 했지만 과정이 불안했다.

선두타자 대타 박종윤을 좌전안타로 살려 보내며 위기를 자초했다. 다행히 후속 두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쉽게 불을 끄는가 했지만 황재균의 우전안타가 이어지며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대타 손용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를 지켜냈지만 LG 벤치에는 일순 긴장감이 흘렀다.

송신영은 지난 1일 문학 SK전에서 통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6-4로 앞서던 9회말 등판했으나 피안타 4개로 2실점,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결국 LG는 연장 끝에 6-7로 패하며 눈앞에 뒀던 올 시즌 첫 '5연승'을 놓쳤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친 탓일까, 이후 LG는 3연패에 빠지며 4강 희망이 다시 가물가물해졌다.

송신영이 최근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는 이유는 피로감 때문이다. 송신영이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1일 SK전은 이전 두 경기 등판에 이은 세 경기 연속 등판이었다. 8월30일과 31일 경기에서는 2.1이닝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공 1개씩을 내주긴 했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피안타 없이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하지만 1일 경기에서는 무려 4개의 안타를 맞고 2실점해 동점을 허용했다. 연투에 따른 구위 하락이라는 느낌을 씻을 수가 없다.

또한 송신영은 최근 LG가 승리한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했다.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송신영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연일 펼쳐지고 있는 것. LG 박종훈 감독 역시 통한의 역전패를 당한 1일 경기 이후 "(송신영이) 조금 피곤했던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제일 믿는 카드니까 올렸다"고 말했다. 박빙 상황에서는 '지친 송신영'보다 믿을 만한 불펜 카드가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LG가 이기는 경기에서 항상 3점 차 이내의 접전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송신영이 무리한 등판을 이어온 것도 어쩔 수 없었다. 8월27일 대전 한화전 7-4 승리를 시작으로 8월30일과 31일에는 4-3, 3-0으로 이겼다. 4일 롯데전 역시 3-1 두 점 차의 리드에서 송신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나마 5-1로 이긴 8월28일 대전 한화전이 송신영이 쉴 수 있었던 경기였다.

LG 타자들이 분발해줘야 한다. 찬스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최대한 점수를 뽑아내야 한다. 가능하면 송신영이 나설 필요 없는 스코어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송신영은 오승환급 마무리 투수가 아니다. 1~2점 차 리드를 매번 지켜낼 수는 없다. 연투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타자들이 화끈한 득점 지원을 해준다면 송신영뿐만이 아니라 불펜진 전체가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타자들이라고 점수를 뽑고 싶지 않겠냐만은 리드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악착같이 한 점이라도 더 뽑아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4일 롯데전에서 몸을 던지며 홈 스틸에 성공한 박경수의 플레이는 그런 점에서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최근 박종훈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10-0 스코어가 가장 재밌는 스코어"라고 말했다. 흔히들 말하는 8-7 케네디 스코어보다는 맘 편히 경기를 볼 수 있고 팀 운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는 대승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접전 상황에서는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제공할 수도, 유망주들을 테스트해볼 수도 없다.

4강 진출을 위해 어렵게 영입한 '마무리' 송신영이다. 잘 활용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등판 간격 유지가 필요하고, 그 역할의 상당 부분은 타자들이 해줘야 한다. 송신영을 쉬게 할 수 있는 것은 팀 동료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뿐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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