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9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던 LG 트윈스의 꿈이 그저 꿈에 그칠 가능성이 더욱 짙어졌다. 이제는 남은 경기 전승을 해도 4강행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다.
LG는 16일 잠실 SK전에서 4-5로 패하며 올 시즌 55승1무63패를 기록했다. 16일 현재 LG의 남은 경기는 14경기, 4위 KIA와의 승차는 7.5경기다. 전승을 한다해도 KIA가 남은 8경기에서 5할 승률인 4승만 건지면 LG의 4강 진출은 무산되고 만다.
LG 박종훈 감독도 조금씩 내년 시즌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아직 공개적으로 4강을 포기했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올 시즌을 정리하고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해야 할 시점이다.
박종훈 감독은 먼저 두 외국인 투수 리즈, 주키치와의 재계약 관련 문제로 이야기를 꺼냈다. 결론은 그만한 외국인 투수 찾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 더 나은 선수가 없다면 재계약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었다.
박종훈 감독은 "두 투수 모두 미국에서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별로 없는 투수들"이라며 "우리(1군 리그)도 메이저라고 본다면 그 둘에게는 올 시즌이 큰 경험을 한 것이고 내년이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두 외국인 투수 모두 내년 시즌에는 더욱 좋은 활약을 펼쳐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리즈와 주키치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올 시즌을 돌아보는 이야기로 이어졌다. 박종훈 감독이 올 시즌을 돌아보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역시 투수력이었다. 박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투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됐다"며 "물론 중간중간 타격 슬럼프도 있었지만 어려운 시즌을 보내게 된 원인은 투수진의 부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훈 감독은 "투수가 절실하다는 생각에 보강을 위해 여러 시도를 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시즌 중에도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유원상, 김성현 등을 영입했다. 힘든 작업이지만 투수진이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LG가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여전히 투수력 강화를 꼽았다.
올 시즌 개막 전부터 LG 트윈스의 화두는 투수력 보강이었다. 방망이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와 함께 투수력만 보강된다면 꿈에 그리던 포스트시즌 진출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뤘다. 다행히 지난해 SK에서 트레이드 돼온 '복덩이' 박현준의 기대 이상 활약과 용병 리즈, 주키치의 안정감 있는 투구로 시즌 초반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결국 불펜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하더니 선발진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에이스' 봉중근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 된 공백도 컸다. 넥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불펜요원 송신영을 영입했지만 이미 구멍은 송신영만으로 다 막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뚫려 있는 상황이었다.
박종훈 감독은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며 "가능성 있는 투수들, 마운드에 올랐을 때 믿음이 가는 투수들이 생겼다"고 아쉬움 속에서도 올 시즌 소득을 찾았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게임을 하는 것은 투수력"이라며 "타격이야 업다운이 있고 믿을게 못된다. 장기적인 (투수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 번 투수력 보완을 강조했다.
박 감독의 말대로 올 시즌 LG에서는 박현준을 비롯해 임찬규, 김선규, 한희 등 젊은 투수들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곧 내년 시즌의 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성현, 유원상도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봉중근의 복귀도 무시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올 시즌 남은 기간 동안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끝까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물론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숙원인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내년 시즌의 대비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주전들을 무리하게 출장시키는 것보다 신인급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LG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올 시즌보다는 미래를 내다봐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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