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지난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성남 일화와 수원 블루윙즈가 맞붙은 FA컵 결승전. 이 경기에 성남의 김정우(29)가 출전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김정우는 올 시즌 상주 상무 소속으로 K리그에서 공격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리고 상무를 제대하며 원 소속팀인 성남으로 복귀했고 김정우의 공격력이 FA컵 우승에 도전하는 성남에 큰 힘을 불어넣어줄 것이라 예상했다. 신태용 감독도 성남의 팬들도 큰 기대감을 가졌다.
하지만 김정우는 제대 후 가진 복귀전에서 그만 부상을 당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K리그 26라운드 전남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고 볼 경합 과정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히며 쓰러져 후반 25분 교체 아웃됐다. 김정우는 '왼쪽 무릎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성남에 비상이 걸렸다. 김정우를 활용해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려 했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김정우를 활용하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성남과 김정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FA컵 결승전에 나설 수 있도록 김정우는 재활에 집중했고, 성남 역시 김정우가 하루빨리 완쾌하기를 바랐다.
FA컵 결승전이 찾아왔고 김정우는 선발이 아닌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에 성남은 좋은 경기를 했지만 골을 넣지 못했고 후반에 성남은 수원에 일방적으로 밀리기 시작했다. 김정우의 투입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정우는 끝내 그라운드에 나오지 못했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신태용 감독은 김정우 카드를 내놓지 않았다.
왜 신태용 감독은 김정우를 내보내지 않았을까. 팀 우승보다 선수생명을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김정우의 부상 회복 상태는 완벽하지 않았다. 경기에 나서 운이 없으면 부상이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신태용 감독도 김정우를 쓰고 싶었다. 그렇지만 김정우의 선수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김정우를 내보내지 않았다. FA컵 우승이 중요한 것 이상으로 김정우의 선수생명도 중요했다.
신태용 감독은 "김정우를 투입시키지 않으려는 결심을 하고 있었다. 김정우가 완벽히 나은 것이 아니다. 한 경기로 인해 선수생명을 뺏을 수는 없다. 부상이 재발하면 김정우는 더 오랜 기간 그라운드에 나올 수 없다. 김정우는 성남 선수지만 국가대표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도 이번 경기는 중요하지만 김정우 선수생명도 중요하다"며 김정우를 투입시키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신 감독은 "후반전에 우리가 여유롭게 이기고 있으면 당연히 김정우를 내보내지 않겠지만 후반에 스코어가 좋지 않고 우리가 정말 긴박한 상황에 놓였으면 김정우를 15분 정도 내보낼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김정우를 투입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은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성남의 승리로 끝났다. 김정우는 투입되지 않았지만 후반 31분 터진 조동건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인해 성남이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신태용 감독은 팀 우승과 함께 김정우의 몸도 지켜냈다. 신태용 감독의 진심어린 배려가 결과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조이뉴스24 성남=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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