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선발 출장' 임훈, 장원준 무너뜨린 '결정적 안타'

[정명의기자] SK 와이번스 이만수 감독대행이 임훈을 선발 기용한 용병술이 대성공을 거뒀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 임훈을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수비가 좋은 임훈을 기용해 외야 수비를 강화하고, 안치용의 수비 부담을 줄여 공격에 전념시키겠다는 이만수 감독대행의 의도였다.

4차전까지 대타, 대주자로 출장했던 것이 전부였던 임훈은 좋은 수비로 팀 승리를 도왔을 뿐 아니라 이날 롯데 양승호 감독이 내세운 '회심의 카드' 장원준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안타를 터뜨렸다. 이만수 대행의 기대에 크게 부응한 것. 이날 임훈은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고 외야 수비에서도 수 차례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는 등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임훈의 기용이 빛을 발한 순간은 5회초 SK의 공격에서였다. SK가 4회초 박정권의 역전 투런포로 2-1로 앞서나가던 상황. 5회초 2사 후 롯데 벤치는 선발 송승준을 내리고 장원준을 등판시켰다. 4차전 4이닝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꽁꽁 묶었던 장원준으로 하여금 좌타자 임훈을 상대시키려는 양승호 감독의 계산이었다.

그러나 임훈은 장원준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양승호 감독의 마운드 운영 계획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정근우의 빗맞은 유격수 앞 땅볼이 내야안타로 이어졌고, 박재상이 깨끗한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 임훈이 홈을 밟으며 SK는 3-1로 앞서나갔다. 임훈은 팀의 3점째 득점을 올리는 수훈을 세웠다.

임훈의 안타가 도화선이 돼 SK는 5회초 2점을 추가해 4-1로 앞서나갔고, 장원준은 박재상에게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특히 투아웃 이후 임훈의 안타가 신호탄이 돼 2점을 추가했다는 것이 의미 있었다. 결국 임훈의 안타가 장원준을 흔들어놓은 것이 승부처에서 주요 승인이 된 셈이다.

경기 후 롯데 양승호 감독은 "최정까지 장원준으로 막을 생각이었다"며 "정근우의 안타가 이상하게 불규칙 바운드가 되면서 (장원준이) 심리적으로 긴장을 한 것 같다. 5회초를 깨끗하게 막았다면 6회까지 갈 수 있었는데 거기서 흔들리면서 부첵까지 흔들린 것 같다"고 SK의 5회초 공격을 막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SK는 롯데를 8-4로 제압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박정권이 연타석 투런포를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지만 장원준을 무너뜨린 임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SK의 승리 요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