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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 에닝요, 전북 결승 진출의 비타민


[이성필기자] '복덩이'라고 불러야 될 정도로 최고의 활약이었다.

전북 현대가 2006년 이후 5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랐다. 전북의 결승행에 제물이 된 상대는 K리거 킬러로 불리는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였다.

전북의 승리 중심에는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 미드필더 '녹색 독수리' 에닝요(30)가 있었다. 에닝요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전북의 2-1 승리를 이끌고 결승 진출의 주인공이 됐다.

에닝요는 원톱 이동국이 부상으로 빠져 전북의 공격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완벽하게 씻어냈다. 원톱 정성훈의 헤딩 패스를 받아 공격 기회를 만들며 골 기회를 엿보더니 전반 21분 미드필드 정면에서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화려한 드리블로 페널티지역 중앙까지 치고 들어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킥 솜씨도 발휘됐다. 36분 시도한 코너킥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가 자리를 잡았지만 코너와 가까운 왼쪽 포스트 구석으로 향해 오는 볼을 막을 수는 없었다.

지난 20일 1차전 원정경기에서도 에닝요는 전반 2분 코너킥을 그대로 골로 연결하며 3-2 승리를 이끄는 등 전북에는 없어서는 안될 공격옵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에닝요는 지난 2003년 수원 삼성을 통해 K리그에 입문해 한 시즌을 경험한 뒤 브라질로 돌아갔다가 2007년 대구FC를 통해 컴백했다. 그 해 4골 8도움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더니 이듬해 17골 8도움으로 화려한 실력을 뽐냈다.

자연스럽게 최강희 감독의 눈에 들어 2009년 전북 유니폼을 입었고 10골 12도움을 해내며 전북의 첫 정규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지난 시즌에는 18골 10도움으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올 시즌 초반에는 극도의 부진으로 여섯 경기 무득점에 그치는 등 최강희 감독의 속을 태웠다. 그러나 최 감독이 직접 에닝요와 면담을 하는 등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했고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골이 폭발했다. 6월 이후에만 정규리그 전체 8골5도움 중 7골3도움을 해냈다.

빼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에닝요를 전북이 그냥 두고 볼 리 없었을 터, 전북은 지난 7월 에닝요와 3년 재계약을 했다. 올 시즌 말에 계약이 만료였지만 전북에서 현역 은퇴를 하겠다는 에닝요의 강한 의지와 전북의 필요가 윈-윈하면서 연장 계약이 성사됐다.

재계약과 함께 사실상 종신 전북맨이 된 에닝요는 "정규리그-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해내겠다"라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했다. 전북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려놓으면서 그의 계획은 서서히 무르익고 있다. 전북은 이미 정규리그 우승은 확정지은 상태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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