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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LG 진주 마무리 캠프 연습경기, 그 현장을 가다


지난 6일부터 LG 트윈스는 경남 진주 연암공대 구장에서 캠프를 꾸리고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다. 김기태 신임 감독은 이번 훈련 참가 여부에 대해 전적으로 선수 자율에 맡긴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진주행 버스에 올랐다. 단 FA 자격을 얻은 선수, 시즌 내내 게임에 나섰던 몇몇 고참급, 부상으로 재활 중인 선수는 제외되었다. 그러나 새롭게 구성된 코칭스태프까지 합치면 50여 명이 훨씬 넘는 대규모 인원이다.

훈련 스케줄은 5일 훈련-하루 휴식으로 짜여졌다. 하루 일정은 오전 7시 30분 산책을 시작으로 오후까지 이어지고 저녁식사 후에도 개인 보강훈련 일정이 잡혀 있는 등 빡빡함 그 자체다.

캠프를 꾸린 지 보름을 넘긴 21일, 현장을 방문했다. 이른바 '지옥훈련'이라는 선수들의 탄식을 전해들은 탓에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훈련 강도와 스케줄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선수들 표정이 예상외로 밝았다. 또 새롭게 구성된 코칭스태프는 각자 전담하는 선수들을 꼼꼼히 챙기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진주 캠프를 연 후 10여 일간은 따뜻하고 쾌적한 날씨를 보여 훈련장소로 최적이라고 여겼지만 지난 주말 비가 내리면서 초겨울 날씨로 돌아서 일정을 소화하는데 다소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LG의 마무리훈련 기간 실전 경기는 지난 15일에 치른 자체 청백전 한 번뿐이었다. 새로 보직을 받고 팀에 합류한 신임 코치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선 실전은 필수. 그래서 김기태 감독은 주변 대학과 조율해 연습게임 일정을 계획하고 지난 주말 경남대와 첫 경기를 치르려 했지만 우천으로 취소된 바 있다.

하지만 21일 한결 누그러진 추위로 예정되어 있던 동아대와의 연습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 출전 선수는 조윤준(포수) 서상우(외야수) 등 신인과 2, 3년차의 젊은 선수들이었다. 이재환, 정재복, 양영동 등 군제대 선수들은 시즌 내내 게임을 치르느라 연기를 했던 예비군 훈련의 의무를 위해 이날 오전 훈련을 마친 뒤 떠났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동아대와의 연습경기 LG 선발투수는 2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동아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신인 나규호(우완). 나규호는 1회초 후배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LG는 2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이천웅(외야수)이 우월 솔로포로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을 잡았다. 4회엔 서상우(지명)의 적시타로 한 점을 보탰다.

하지만 9월말 전국대학선수권대회 정상을 차지한 동아대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제물포고 졸업을 앞두고 팀에 합류한 임세훈(우익수)이 6회 동점 투런포를 날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LG는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정병곤(유격수)이 볼넷 출루한 후 최승준(1루수)의 적시타와 상대 투수 보크로 점수를 보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동아대는 7회 2개의 안타로 한 점을 만회하며 추격의 의지를 드러냈으나 7회말 LG 정병곤이 굳히기 솔로포로 프로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결국 5-3의 스코어로 LG는 첫 연습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LG 마운드는 나규호에 이어 지승환(우완)과 양승진(좌완)이 각각 2이닝씩을 던졌는데 간간이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 이닝을 채웠다. 이날 솔로포를 기록한 이천웅은 4타수 3안타 1도루 1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코칭스태프를 만족시키며 다른 선수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데뷔 2년차인 정병곤은 한 점 차에서 쐐기포를 날려 대수비 요원뿐만 아니라 방망이 실력도 있다는 걸 보여줬다. 게임 종료 후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그의 이름을 호명하며 잘했다고 칭찬했다.

선수들은 반복되는 지루한 훈련 보다는 연습게임을 선호한다. 게임을 하는 동안 쉰다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 내내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는 경우는 없었다. 진지하게 경기 흐름을 읽고 작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정규시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록이 남는 것도 아니고 외부에 공개되는 경기는 아니지만 분명 선수들은 알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이 정해지고 더 나아가 내년 시즌 1군 입성의 기초 근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굵직한 FA선수들을 눌러 앉히는데 실패한 LG 구단의 현실 속에서도 그들은 빈자리를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지금이야말로 젊은 선수들이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외친다. 시즌을 마친 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미 내년을 향한 내부 경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LG의 마무리훈련 캠프였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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