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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김병현, 이번엔 정대현…쇼월터의 특별한 인연


[김형태기자] 정대현(33)이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을 눈앞에 두면서 구단 수뇌진과 한국의 인연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정대현 입단을 사실상 결정한 댄 듀켓 단장은 유명한 '국제통'이다. 보스턴 단장 시절부터 해외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했고, 최경환, 이상훈, 김선우, 조진호, 채태인 등 한국 선수도 다수 끌어들였다. 그는 최근 볼티모어에 합류하면서 특기인 '국제적인 선수 영입'을 공언했었다.

그 첫번째 작품이 바로 정대현이다. 현지 언론들은 "듀켓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약속한 대로 글로벌 구단으로 탈바꿈하려는 첫 발걸음"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듀켓 외에도 눈길이 쏠리는 인물은 벅 쇼월터 감독이다. 정대현이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그는 3명째 한국 선수를 지도하게 됐다.

1997년 뉴욕 양키스 감독직에서 물러난 쇼월터는 이듬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창단 감독으로 임명됐다. 그가 조 가라지올라 주니어 단장과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선수가 바로 김병현이다.

당시 성균관대 재학 중이던 김병현이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구위를 선보이자 쇼월터는 곧바로 계약을 확정했고, 이듬해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리는 믿음을 보여줬다.

김병현이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승승장구하자 2000년에는 팀의 소방수 역할을 맡기기도 했다. 덕분에 마무리로 자리를 굳힌 김병현은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렸고, 큰 돈도 벌 수 있었다.

2000년 시즌을 끝으로 애리조나를 떠난 쇼월터는 2003년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으로 옮겼다. 이 때 만난 선수가 박찬호(38)다. LA 다저스에서 명성을 쌓아올린 박찬호는 2001년 겨울 5년 6천500만달러의 빅딜을 성사시키며 텍사스에 입단한 상태였다.

박찬호의 이름과 능력을 잘 알고 있던 쇼월터는 처음부터 큰 신뢰를 보여줬다.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박찬호는 이런저런 부상에 시달리며 2003년 7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듬해에는 16경기에 나섰으나 4승7패 평균자책점 5.46에 머물렀다.

믿음이 깨지자 쇼월터는 박찬호에 대한 미련을 거두어들였고, 이들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결국 2004년 시즌 중반 박찬호가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되면서 둘은 결별했다. 이후 박찬호는 여러 구단을 전전하다 일본 오릭스에 입단했고, 이번 겨울 한국 복귀를 선언하고 고향 연고팀 한화 입단을 희망하고 있다.

2006년까지 텍사스 벤치를 지킨 쇼월터는 지난해 볼티모어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리고 이번에 FA 자격을 취득한 정대현이 합류하면서 또 다시 한국 투수와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쇼월터는 매우 세심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작은 것 하나하나를 따지는 스타일이다. 큰 것보다는 디테일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정대현 역시 꼼꼼하고, 매사에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야구관이 같다고도 볼 수 있는 이들이 함께 할 경우 어떤 상승효과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는 내년 2월 중순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시작된다.

한편, 정대현의 볼티모어 입단은 이번 주말쯤에나 확정될 전망이다. 미국이 추수감사절 연휴에 접어들면서 메디컬 테스트 진행 절차도 늦어질 것 같다고 현지에선 내다봤다. 연휴 기간 중에는 의사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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