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2일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8개 구단 27명의 선수가 새 둥지를 찾았다. 그 중 롯데 고졸 신인 백세웅(내야수)은 고향 팀 KIA의 부름을 받았다. 야구를 시작한 이후 줄곧 호랑이 군단의 일원을 꿈꿔온 광주 토박이 백세웅은 예상치 못한 이적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명단에 제 이름이 있는 걸 보고 처음엔 깜짝 놀랐죠. 그래도 1년 동안 있었는데 팀을 떠나야 한다는 점에서 마음은 착잡했었지만 한편으로는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설렘도 컸어요. 첫 시즌을 보내면서 솔직히 맘고생도 컸고 힘들었어요. 기존 선수들의 실력에 밀려 2군 경기조차 자주 나서지 못하고 바닥이었죠. 새 환경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거 같아요."
그러나 실력에서는 역시 고졸 신인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백세웅은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41경기에 출전 2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타율에 그쳤고 시즌 후반 잠깐 1군에 모습을 비친 허일 역시 2할 대 초반을 겨우 넘기는 등 모두 힘겨운 데뷔 첫 시즌을 보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가끔 게임에 나가다 보니까 감도 찾지 못했고 또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어요. 결국엔 잘 못한 제 탓이죠." 허일과 함께 청소년 대표로 발탁되어 국제대회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역시 경험에서 큰 차이를 보였고 자신이 설 자리를 찾지 못했다.
고향팀으로 왔어도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올해 새로 입단한 야탑고 장지환도 있고 정상교도 있고 역시 만만치 않네요(웃음). 그래도 비슷한 또래라 해볼 만한 거 같아요. 목표는 1군이지만 우선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이 순서인 거 같아요."
백세웅은 최근 모교 광주일고 선수단의 전지훈련 장소인 완도를 다녀왔다. "(박)기철이 형, 후배 (전)은석이랑 같이요. 김선섭 감독님은 당연히 반겨주셨죠. 제 발로 지옥훈련을 찾아 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맘도 다잡을 겸 후배도 볼 겸 해서 갔었죠." 고교 시절 주장을 맡아 부드러운 리더십과 모범을 보이며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한 몸에 받았고 후배들에겐 정 많고 자상한 선배로 통했던 백세웅은 후배들을 바라보며 광주일고 출신이라는 자부심을 또 한 번 느꼈다고 했다.
심동섭,박기철 등 고교 선배들이 특히 자신의 입단을 축하해주었다는 그는 선배들로부터 힘을 얻어서인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고향 팀이라고 특혜가 있진 않겠죠. 그렇지만 심적으로 편해요. 또 잘 풀릴 것 같고 가족 친지 친구들 또 선배들도 가깝게 있으니까 왠지 든든하죠."
시즌 막판 72kg 까지 체중이 줄어 고민했다는 그는 현재 78kg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체력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선결되어야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그는 꾸준히 체중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야구를 시작하면서 늘 꿈으로 간직했던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되어 너무 기쁘고 좋아요. 팀에 보탬되는 선수가 되도록 열심히 할 겁니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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