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가' 아스널. 명문 클럽인 만큼 아스널은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그 수많은 아스널의 스타 중 최고를 꼽으라고 하면 많은 팬들이 티에리 앙리(35)를 우선 꼽는다. 왜 수많은 스타 중 유독 앙리를 특별하게 기억하는 것일까. 아스널의 팬들은 앙리를 '킹'이라 불렀다. 왜 앙리는 '아스널의 킹'이라 불리는 것일까.
그 역사는 1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 입단하며 프로의 길로 들어선 앙리는 모나코를 떠나 1998년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한 시즌을 보낸 다음 1999년 잉글랜드로 입성한다. 앙리는 아스널의 붉은 유니폼을 입었다.
앙리는 아스널에 입단하자마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첫 해부터 주전으로 활약하며 단번에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1999~2000시즌 총 47경기에 나서 26골 11도움을 올렸다. 아스널 데뷔해부터 앙리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데뷔해의 활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후 앙리는 아스널을 넘어,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세계 정상급 공격수로 거듭났다. 앙리는 2001년부터 5시즌 연속 매해 30골 이상을 넣는 가공할 득점력을 선보이며 유럽 무대를 평정했다.
앙리는 아스널에서 4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프리미어리그 우승(2회), FA컵 우승(3회)은 물론 팀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려놓았다. 2007년 바르셀로나로 떠날 때까지 앙리는 아스널에서 369경기 출전 226골 92도움이라는 역사를 남겼다.
앙리의 발자취가 곧 아스널의 역사였다. 앙리는 개인적인 기록뿐만 아니라 전통 깊은 아스널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다.
226골이라는 기록. 아스널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이다. 아스널에서 유일하게 200골 이상 넣은 선수가 바로 앙리다. 1991년부터 98년까지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이안 라이트가 185골로 역대 2위다. 앙리는 이 기록을 2005년에 이미 깨뜨리며 독보적인 득점 1위 기록을 쌓았다.
또 2003년 5월부터 2004년 10월까지 아스널이 기록한 49경기 연속 무패행진. 앙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03~04시즌 아스널의 무패 우승.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115년 만에 나왔던 대기록이었다. 이 역시 앙리가 중심에 있었다. 2001년, 2002년 2회 연속 FA컵 우승은 FA컵 역사상 5번째로 나온 기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리버풀도 해내지 못한 값진 기록이다. 이 역사에도 앙리의 발자취가 남아 있다.
이렇게 아스널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간 앙리이기에 그는 '아스널의 킹'이라 불렸다. 아스널 하면 떠오르는 최고의 스타로 팬들이 앙리를 꼽는 결정적 이유다. 앙리가 떠난 후 아스널은 단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해 앙리에 대한 애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앙리는 다시 한 번 아스널 팬들을 감동시켰다. 앙리는 아스널 팬들 앞에서 자신이 왜 '킹'인지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최근 2개월 임대 형식으로 아스널 유니폼을 다시 입은 앙리. 10일 새벽(한국시간) 앙리는 복귀전을 치렀다. 그리고 아스널의 홈구장인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킹'의 위용을 뽐냈다.
리즈 유나이티드(2부 리그)와의 FA컵 64강전. 당초 아르센 벵거 감독은 앙리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용할 것이라며 FA컵 출전에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벵거 감독도 영웅을 등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경기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결정력이 없어 침묵하고 있던 아스널. 후반 22분 드디어 영웅이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앙리가 교체로 그라운드에 나서자 아스널 팬들은 환호와 박수로 왕의 귀환을 반겼다. 그리고 그라운드에 투입된 지 10분 만에 앙리는 홈팬들의 환호에 골로 화답했다.
앙리다운 골이었다. 왕의 기운이 느껴지는 골이었다.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문전으로 침투한 후 패스를 받은 앙리는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키퍼를 피해 골대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아스널팬들이 사랑하고 갈망했던 바로 그 '킹'의 모습이었다.
앙리의 골로 아스널은 1-0 승리를 거두고 FA컵 32강에 올랐다. 다른 선수가 아닌 아스널 최고 영웅이 터뜨린 결승골이기에 승리의 기쁨은 배가 됐다. '왕의 귀환'에 아스널은 과거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왕국의 모습을 단번에 되찾는 분위기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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