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2012년 넥센은 탈꼴찌와 함께 4강을 정조준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연말연시면 으레 쏟아져나오는 각 팀 전력분석 기사에서 넥센이 최하위로 많이 언급되자 발끈할 정도였다. 구단 시무식 신년사에서 김 감독이 "말보다 행동"이라고 수 차례 강조한 것도 올해야말로 좋은 성적으로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객관적 전력 면에서 넥센은 타팀들에 비해 상위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택근의 FA 영입과 박병호의 가세로 인해 중심타선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이들 모두 부활과 도약의 가능성을 안고 있을 뿐이다. 장기영(손목)과 유한준(토미존서저리)의 부상 회복도 선행되어야 할 과제며 이래저래 넥센은 공격력 부분에서 물음표 투성이다.
가장 중요한 선발진 구축에 관해서도 전혀 안심할 수 없다. 일단 브랜든 나이트와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한 명의 든든한 선발자원은 확보했지만, 새로 영입한 좌완 밴 헤켄이 한국리그에 잘 적응할지는 미지수다. 다른 팀 용병에 비해 이름값에서 밀리는 헤켄에 대해 김시진 감독도 "캠프에서 잘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평가를 미뤘다.
다른 토종 선발진 역시 확실하게 믿을만한 투수가 없다. 선발요원이 가능한 선수들은 김성태, 심수창, 강윤구, 김수경, 문성현, 김영민 등 꽤 많지만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의 마음을 빼앗을 만큼의 위력적인 투수들은 아니다. 베테랑 김수경은 부활을 노리는 상황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더욱 발전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김시진 감독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그는 "지금 뭐라고 말을 하겠느냐. 캠프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원들은 참 많은데…"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선발진을 구축하고 꾸려가야 하는 법. 와중에 김시진 감독은 용병 2명 외 토종 3인의 선발 중 가장 유력한 이로 강윤구를 손꼽았다. 2010년 팔꿈치 수술 후 지난해 후반 복귀, 6경기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한 강윤구가 자리를 잡아줘야 나머지 퍼즐 조각이 쉽게 맞춰진다는 것이다.
강윤구는 이수초-경원중-장충고를 졸업하고 2009년 넥센에 1차지명으로 입단한 좌완투수. 하지만 데뷔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에는 부상 여파로 출장 자체가 적었다. 2010~2011년에는 단 11경기 등판에 그쳤다.
하지만 복귀 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김시진 감독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팔꿈치 수술 전력으로 인해 연투가 필요한 불펜 기용이 어려워 김 감독은 강윤구가 선발 한 자리를 맡아줘 투수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김 감독은 "작년 시즌 말에 잘 던졌다고는 해도 그것만으로는 통하기 어렵다. 막판 몇 번 던진 후 페이스를 낮추라고 했다. 새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라며 "그래도 (강)윤구가 선발로 잘 던져주면 지금 생각대로 (투수진을) 꾸릴 수 있다. 기존 선발 후보 한 명을 손승락(마무리) 앞에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 시점에서 새롭게 구축할 넥센 선발진의 핵심인물은 강윤구인 셈이다. 그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든든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사령탑도 큰 시름을 하나 덜 수 있다. 강윤구는 "올해 목표는 10승"이라고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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