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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선배' 김병현, 넥센 선수단 휘어잡나


[김형태기자] "앞을 얼핏 보니 (김)병현이 형이 가더라고요.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눈에 띌까 싶어 그대로 도망갔지요."

몇 년 전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당시 김병현을 목격한 한 선수의 고백(?)이다. 휴일을 맞아 한 대형 쇼핑몰을 찾은 이 선수는 앞서 가던 김병현을 보고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같은 메이저리거였던 그는 소속팀은 달랐지만 혹시나 매서운 지적이 나올까봐 인사도 잊은 채 줄행랑을 쳤다는 후일담이다

김병현은 엄한 선배다. 후배들이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참지 못한다. 기술적인 조언을 건넬 때도 카리스마가 넘친다. 예를 들면 "야! 이리 와봐. 너 왜 그렇게 던져. 팔을 누가 내려서 던지래. 올려. 알았어?" 이런 식이다.

번뜩이는 눈빛, 작지만 다부진 체구, 길지 않게 핵심만 짚어 강조하는 말투. 선수단에서의 전형적인 '중고참'의 모습이다. 선·후배로 연결되는 조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복귀한 김병현이 몸담게 된 넥센 히어로즈엔 어린 선수가 많다. '왕고참' 송지만과 주장 강병식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김병현의 후배들이다. 현대에서 넥센으로 변신하는 와중에 여러차례 선수단 정리 작업이 있었던 탓이다. 올해 33세인 김병현은 동갑내기 김수경, 김민우, 마정길, 강귀태와 함께 어엿한 중간 고참이다.

그래서인지 김병현이 선수단 분위기를 휘어잡을 '악역'을 떠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직내 기강을 중요시하며 후배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성격이라는 점에서 제격이라는 것이다. 현재 넥센에는 이런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 게 사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병현이 당장 선수단을 휘어잡기에는 여러모로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성균관대 2학년 재학 도중 미국으로 떠난 뒤 지금까지 해외에서만 활동해온 김병현이다. 의도치 않더라도 알게 모르게 미국식 조직생활에 적응됐기 마련이다. 가끔씩 후배들을 위해 기술적인 어드바이스를 해줄 수는 있어도 '미운 고참' 역할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병현은 이미지와 실체가 가장 다른 선수로 꼽힌다. 과거 연루된 몇 차례 불미스런 사건의 인상이 팬들에게 깊이 각인된 탓이다. 실제 그를 접해본 사람들은 말수 적고 예의 바르며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선 한없이 챙겨주는 선수로 기억한다. 김병현을 접해본 기자들도 그에게 호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김병현은 2008년 피츠버그 스프링캠프를 끝으로 한동안 은둔했다. 야구를 그만둘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런 그를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들인 건 지금의 아내 한경민 씨다. 결혼 전 자신이 얼마나 유명한 선수인지 잘 몰랐던 한 씨를 위해 그라운드 복귀를 결심한 김병현이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공을 잡았다.

비록 빅리그 복귀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야심차게 추진한 일본 진출도 결과적으로는 실패였지만 마지막 고국 무대가 남았다. 그 어느 때보다 착실한 준비를 해온 그가 넥센 마운드는 물론 선수단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지 궁금하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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