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뜨겁게 달아올랐던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프로야구계를 강타하고 있는 승부조작 의혹 때문이다.
LG는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구단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데 한창이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수들은 굵은 땀방울을 쏟으며 훈련에 매진하고 경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 없는 승부조작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처음엔 서울을 연고로 하는 구단의 에이스급 투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보도가 나더니 아예 LG 트윈스라고 직접적으로 팀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LG는 백순길 단장이 캠프를 찾아 직접 사실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의혹이 일기 시작한 것은 프로배구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브로커가 프로야구에도 승부조작이 있었다고 진술하면서부터다. 이로써 전체 프로야구계가 큰 충격을 받았고, 특히 직접 팀명이 거론된 LG 구단은 크게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LG의 스프링캠프 분위기는 승부조작 파문이 일기 전까지 매우 뜨거웠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의 지휘 아래 훈련을 통한 치열한 경쟁으로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연습경기에서는 정재복, 신재웅, 임정우, 김기표 등이 마운드의 새로운 전력으로 떠오르며 희망이 커져가고 있었다.
승부조작 관련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가 시작된 15일은 마침 LG 선수단의 휴식일이었다. 4일간 훈련과 연습경기로 지친 심신을 쉬는 날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다 보니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평소 같으면 대부분 기분 전환 겸 숙소 밖으로 나섰을테지만 이날은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고참 선수들도 숙소에 조용히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김기태 감독도 이날 오전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단장님이 오셔서 확인을 한다고 했으니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아직까지는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구단 프런트에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외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 의혹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연루된 선수는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전체 프로야구를 위해서라도 승부조작의 뿌리를 제거해 진정한 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는 디딤돌로 심으면 된다.
그러나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면 소문의 벽에 갖힌 선수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기는 꼴이 된다. 선수뿐 아니라 구단으로서도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된다. 벌써 LG 선수들 사이에서는 "아니다. (의심을 받는 선수가) 황당해 하더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0년만의 가을잔치 진출을 위해 의욕적으로 출발한 스프링캠프. 뜻밖의 승부조작 파문에 분위기가 가라앉아버렸다. LG팬을 포함한 전체 프로야구 팬들 모두 사실이 아니기만을 바라고 있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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