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연습경기일 뿐이다. 상대도 일본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1군급 선수들이었다. 그래도 결과는 너무 참담했다.
한화 이글스가 요미우리에게 참패를 당했다. 한화는 23일 오키나와 나하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와의 연습경기에서 0-14로 무릎을 꿇었다. 마운드가 무너진데다 찬스 때마다 방망이도 침묵했다.
한화의 무기력한 경기는 요미우리전이 처음이 아니다. 오키나와 입성 후 첫 연습경기였던 21일 요코하마전에서는 1-6으로 패했다. 다음날 22일 야쿠르트전에서는 1-12로 졌다. 연습경기 3연패. 3경기에서 한화는 2득점밖에 올리지 못하고 32실점이나 기록했다. 평균적으로 0-10 패배를 3번 연속 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요코하마전에서는 새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 배스가 첫 시험대에 올랐다. 결과는 3이닝 4피안타 1볼넷 4실점(1자책). 자책점은 1점뿐이었지만 도루를 무려 6개나 허용하는 등 약점을 드러냈다. 배스는 한화가 5년간 공을 들여 영입한 선수다.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뤄주길 기대하고 있으나 첫 등판에서는 실망감만을 안겨줬다.
야쿠르트전에서는 실책이 승부를 갈랐다. 이날 기록한 실책은 총 4개. 4회말에만 내야진에서 실책 3개가 나오며 대거 4점을 내줬다. 5회말에도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2루타를 허용, 실점을 기록했다. 실책이 모조리 실점으로 연결됐다는 점이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야쿠르트전 패배로 2연패를 당하자 한대화 감독은 선수들을 심하게 꾸짖었다. 집중력을 갖고 경기에 임하라는 주문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요미우리전에서도 대패가 이어졌다. 특히 7회말에만 9점을 내주는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김태균, 박찬호, 송신영 등을 붙잡으며 단숨에 4강후보로 부상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 배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4강후보로서의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3연패를 당하는 동안 '4번타자' 김태균은 한 번도 타석에 서지 않았다. '코리안특급' 박찬호 역시 등판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아직은 선수들을 시험하는 단계라 100% 전력으로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었다.
상대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요코하마와 야쿠르트는 1.5군급 선수들이 나섰고, 요미우리는 아예 최정예 멤버로 한화를 상대했다. 마운드에는 홀튼, 스기우치 등 에이스급 투수들이 나왔고 타선에도 아베, 오가사와라, 무라타 등이 포진했다. 한화의 연패는 상대가 강했던 탓도 있는 셈이다.
그러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배스는 퀵모션이 느린 약점을 노출했고, 송신영도 요미우리전에서 0.1이닝 동안 투런홈런 포함 4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타자들도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며 투수들에게 부담을 안겨줬다. 또한 무기력한 대패가 3번이나 이어졌다는 점도 문제다.
연습경기는 팀이 가진 문제점을 알아내기 위해 치르는 경기다. 연습경기 3연패를 통해 한화의 객관적인 전력과 문제점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잘 된 일일 수 있다. 한화 선수들은 아직 '4강후보'가 아니라는 한대화 감독의 말을 곰곰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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